LG가 1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달아났다.
LG는 12일 잠실 KIA전에서 장단 11안타로 힘 빠진 상대 마운드를 두들겨 11-3으로 낙승을 거뒀다. 이로써 LG는 66승46패로 승패 차이를 '+20'까지 늘리며 롯데에 패한 2위 삼성과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LG의 마지막 정규 시즌 1위는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1994년이다.
두산전 우천 취소로 잔여 일정은 복잡해졌지만 결과적으로 달콤한 휴식이 됐다. 지난주까지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있던 LG 타선은 모처럼 폭발했다.
이날 전까지 최근 5경기에서 19타수 2안타(0.105)에 그쳤던 3번 이진영은 1회말 1사 2루에서 결승 2루타를 때렸고, 2회말 2사 만루에서는 우중월 싹쓸이 3루타를 날려 팀 승리에 앞장서며 슬럼프에서도 탈출했다. 3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한 이진영은 "최근 부진했는데 타격코치님과 대화하면서 보완했다. 그 동안 생각이 너무 많았는데 오늘은 덤비지 않고 내 공을 치려고 노력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오지환 대신 2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권용관도 3타수 2안타 3득점으로 중심타선과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했다.
LG 선발 류제국은 올 시즌 최고 구속인 150㎞의 직구를 앞세워 6이닝 5안타 2볼넷 8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9승(2패)을 수확했다. 2개월 가량 팀에 늦게 합류하고도 리즈, 우규민과 팀 내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김기태 LG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힘겨워진 정규 시즌 막판 일정에 고민을 드러냈다. 주중 두산과 2연전이 비로 순연되면서 각각 9월30일과 10월4일로 편성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는 정규시즌 마지막을 9월28일 잠실 넥센전부터 7연전으로 마무리하게 됐다.
문제는 포스트시즌이다. 더 이상 우천 순연이 없다는 전제 하에 준플레이오프는 10월6일이나 7일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LG가 3위나 4위를 한다면 7연전 강행군을 치른 뒤 하루 또는 이틀만 쉬고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해야 한다. 피로가 가시기도 전에 포스트시즌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안 그래도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른 팀들의 우승 확률이 거의 없는데 이런 경우가 생긴다면 사실상 대권 도전은 무리다.
이미 단독 선두까지 오른 LG의 목표는 정규시즌 우승이지만 반드시 우승해야 할 명분이 생긴 셈이다. 때문에 김 감독과 LG 선수들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이진영은 "1등을 하면 그런 것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감독도 "시즌 끝까지 가 봐야 4위권 내 순위가 결정될 것 같다"며 남은 경기의 총력전을 시사했다.
두산은 3개월 만에 설욕에 성공했다. 두산은 인천 SK전에서 7회까지 0-7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8회 2점을 따라 붙었고 9회에는 홈런 두 방으로 역전에 성공하는 만화 같은 승부를 연출했다. 9-7 승리. 시즌 63승2무48패로 2위 삼성(63승2무46패)을 1게임 차로 추격했다. 지난 1일 확대 엔트리 적용과 함께 1군에 올라온 김동한은 5-7이던 9회초 2사 1ㆍ2루에서 대타로 나가 역전 3점 홈런으로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롯데와 삼성이 맞붙은 대구에서는 모처럼 투수전 끝에 롯데가 1-0으로 승리했다. 9위 한화는 8위 NC를 8-5로 꺾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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