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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 나눔 명예장학제도 ‘눈길’

입력
2013.09.12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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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받은 장학금을 다른 학생에게 양보한다고?”

12일 울산대 행정본관 3층 교무회의실에서는 이색풍경이 펼쳐졌다. 지난 1학기 평가결과 성적 우수자로 뽑혀 장학금을 받을 대상인데 이를 다른 이에게 양보한 학생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명예장학증서’ 전달식이다.

이철 울산대 총장을 비롯해 교무위원들은 자신의 장학금을 학우들에게 양보한 15명에게 돈과는 무관한 ‘증서’를 수여하면서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울산대가 이번 2학기부터 도입한 이 제도는 ‘성적우수역량강화 장학생’이 된 학생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료 학우들에게 자발적으로 장학금을 양보하는 제도다.

학교 측은 지난 5월 이 제도를 학생들에게 소개하면서 ‘1학기 성적이 높게 나와 장학금을 받게 될 경우 이를 양보할 사람’을 지원받은 결과 총 21명이 “그러겠다”고 약속했고, 이중 15명이 실제 장학금을 받을 수준의 성적을 올린 것이다.

이 학교 전체 ‘성적우수역량강화 장학생’이 1,497명에 이르는 것에 비하면 21명의 양보 신청에다 15명의 양보 확정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여운은 규모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철 총장은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그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며 “졸업 후에도 우리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울산대인’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명예증서를 받은 주유영(20ㆍ회계학 2년)씨는 “좋은 성적을 받아 성취감에 기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우를 도울 수 있어 더 기쁘다”며 “이 제도가 취업전쟁을 치르는 캠퍼스에 서로 배려하고 정을 나누는 제도로 잘 착근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대는 지난 2010년부터 학기마다 등록 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5만원, 10만원씩 더 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우들에게 전달하는 ‘학우사랑 장학금’제도를 시행, 주목을 끌기도 했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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