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국제사회가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시리아에 군사 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 룸에서 가진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의회에 군사개입 승인 결의안의 표결 연기를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포기 및 서방의 군사개입 중단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러시아 중재안을 "성공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평가하면서도 "러시아가 시리아의 강력한 동맹인 만큼 무력사용 없이 화학무기 위협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로써 오바마 정부가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 문제에 군사적 대응을 결정하면서 긴장이 높아가던 시리아 사태는 협상국면으로 바뀌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해법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은 군사 개입을 위한 준비 태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외교적 방법이 실패할 경우 군사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엔은 이날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 시리아의 화학무기 포기 방안을 논의키로 했으나 중재 내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회의가 무산됐다. 프랑스는 시리아가 화학무기 포기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군사제재에 나선다는 문구를 중재안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러시아는 이에 강하게 반대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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