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사진) NXC 대표가 새로운 모험에 나섰다. '레고'마니아로 알려져 있는 그가 미국에서 완구사업 진출을 검토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완구사업을 구상하기 위해 11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한다. 김 대표는 뉴욕에 1, 2개월 이상 장기간 머물며 블록완구인 레고와 관련 있는 사업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NXC 관계자는 "김 대표가 레고와 온라인 게임을 연계할 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현지에서 할 수 있는 레고 관련 사업을 알아보기 위해 사업 구상 차 출국한다"며 "현지에 수 개월 머물며 직접 찾아가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김 대표는 뉴욕서 완구 관련 업체 설립과 매장 운영 방안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넥슨의 온라인 게임인 '카트라이더''메이플스토리' 등의 게임 캐릭터를 레고로 만드는 방안 등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김 대표의 꿈이 넥슨을 글로벌 업체로 만드는 것인 만큼, 지명도 높은 레고를 통해 미국 및 세계 시장에 진출할 발판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어릴 적부터 레고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레고 블록으로 각종 모형을 만드는 취미를 갖고 있으며, 제주도에 위치한 NXC 사무실을 그 동안 수집한 레고로 가득 채웠다. 제주시에 세워진 '넥슨게임 박물관'에도 레고로 만든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또 2011년에는 직접 만든 '레고 회전목마'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레고 애호가들 사이에 명품으로 통하는 '회전목마'는 2009년 출시됐으나 시중에서 구할 수 없어 출고 당시 250달러였던 가격이 2,00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의 레고 열정은 이미 취미단계를 넘어 비즈니스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레고 블록을 인터넷으로 사고 파는 세계 최대사이트인 브릭링크를 인수한 것.
현재 김 대표는 브릭링크를 인수한 NXC 홍콩법인(NXMH) 산하에 레고 사업 전담업체인 브릭링크리미티드를 세워 서버를 홍콩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브릭링크 홈페이지를 통해 향후 브릭링크 운영 방안 등에 대한 이용자 의견도 받고 있다.
김 대표의 완구사업진출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린다. "완구사업에 경험이 없는 그가 무리하게 취미를 사업으로 확장시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고, 반면 "레고에 대한 관심을 게임 비즈니스와 연결시킴으로써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란 우호적 평가도 있다.
NXC 관계자는 "브릭링크 인수 등은 김 대표의 취미에서 시작됐지만 NXC 회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일인 만큼 탄탄한 준비를 갖출 예정"이라며 "게임 사업 등에 무리한 영향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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