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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할 말만 하는 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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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할 말만 하는 여야

입력
2013.09.0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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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권이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며 정기국회 정상화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단독 국회 강행" "장외 투쟁 강화"로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감정대립이 격화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9일 단독 국회 강행 방침을 고수한 채 민주당 비판에 열을 올렸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야당은 정기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여당과 대통령에 대한 협박도구로 사용한다"며 "집권당으로서 국민을 대신해 10일부터 상임위를 열도록 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우선 새누리당은 자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등 상임위부터 열어서 결산 사전 심사 등에 착수해 민주당을 압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새누리당은 또 이석기 제명안 처리를 고리로 "종북세력 척결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동참하라"고 민주당 등원을 촉구하고 있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명품 시계 차고 천막당사 주변 고급 호텔에서 커피 마시고 식사하는 분들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투쟁하는거냐는 얘기가 있다"고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비꼬기도 했다.

민주당은 지도부가 공언한 원내외 병행 투쟁과 관련해 이날 오후 상임위 간사단 회의를 열고 시급한 민생 문제가 걸려 있는 농림수산식품해양위(방사능 오염 수산물) 기획재정위(세제개편) 국토교통위(4대강 사업) 산업통상자원위(원전비리) 등을 열어 현안 중심의 선별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결산 심사 등 나머지 의사일정에 대해서는 보이콧한다는 방침이라 정기국회가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한 정치권 인사는 "여당의 상임위 단독 개최 카드 역시 압박용, 민주당의 선별적 상임위 동참은 면피용에 불과하다"며 "여야 모두 정국 정상화에 대한 진정성은 없다"고 꼬집었다.

대신 민주당은 장외투쟁 수위를 강화하는 양상이다. 이날 김한길 대표가 "외부일정 최소화"를 이유로 여야 정책연구소가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 갑작스레 불참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와 만나 "국정원 정치개입에 대한 유감표명이나 재발방지 약속 없이 그냥 대통령 말 한마디 들으려고 천막까지 치고 나와 있는 게 아니다"면서 "지도부 모두 추석이 아닌 설까지 갈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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