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선보이는 새로운 외교 스타일이 주목 받고 있다. 해외 순방 때 현지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마음을 사는 이른바 '대중 어필' 외교다.
박 대통령의 이런 스타일을 두고 국가 이미지 제고와 우호 증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세 차례의 외국 방문에서 모두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지난 5월 미국 방문 당시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하면서 3대가 모두 한국에서 군인으로 근무한 모건 가족을 한미동맹 60년의 산증인으로 소개해 미국인들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
지난 6월 중국 방문 때는 칭화대(淸華大)를 찾아 학생들에게 연설하면서 인사말과 마무리발언으로 중국어를 구사해 큰 박수를 받았다. 당시 박 대통령의 연설은 중국 포털에서 주요 뉴스로 올랐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박근혜'가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뜨거운 반응도 이끌어 냈다.
박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 중인 8일(현지시간)에는 한복-아오자이(베트남 전통의상) 패션쇼가 끝날 즈음 직접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오르는 '깜짝' 등장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영삼 외교부 공공외교대사는 "외국 국민들의 선호도가 한국에 대한 해당국의 정책 결정은 물론 우리 기업의 수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은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방식의 한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이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순방 외교를 활용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불통 이미지가 강한 박 대통령이 유독 해외에 나가서는 대중 친화적으로 비치는 모습이 왠지 어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을 마치 연예인마냥 띄우려는 것도 절제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외국에서 주목을 받는 건 당연하지만 박 대통령의 행동과 옷차림, 말투 하나하나에 쏠리는 대중의 관심을 지나치게 이용할 경우 장기적인 성과보다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공공외교가 대통령의 이미지 메이킹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도 부적절해 보인다. 이미지는 상황에 따라 한 순간에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국과의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의미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황지환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외국 국민들을 상대로 대통령의 브랜드에 집중하는 전략만 고집하면 정작 중요한 실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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