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성남보호관찰소)의 기습 이전에 항의하는(본보 9월9일자 15면) 분당지역 학부모들이 9일 보호관찰소를 밤샘 점거한 채 직원들의 첫 출근을 막았다. 일부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10일부터 무기한으로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키로 했다.
'성남보호관찰소 이전 반대를 위한 분당 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분당구 서현동 성남보호관찰소 입주 건물 앞에서 밤샘 점거농성을 벌이며 이곳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했다.
대책위가 건물 앞을 막아서면서 성남보호관찰소의 1~3층 사무실은 모두 봉쇄됐고 새누리당 이종훈(분당갑) 의원의 비서관들도 각 층마다 배치돼 직원들의 출근을 막았다. 같은 건물에 입주한 일반 업체 직원은 신분을 확인하고 들여보냈다.
학부모들은 보호관찰소 기습 입주 다음날인 5일부터 보호관찰소 앞에서 밤샘 농성을 시작했으며 이날 1,000여명이 농성에 참여했다. 참가 지역도 보호관찰소 인근 서현ㆍ이매동 뿐 아니라 수내ㆍ정자ㆍ야탑ㆍ구미ㆍ백현동 등 분당 전역으로 확대돼 50여개 학교 학부모들이 참여했다. 흰색 상의와 마스크를 쓴 학부모들이 입구는 물론 건물 주변을 에워싸고 침묵 농성을 벌였다.
이에 따라 보호관찰소 업무가 사실상 중단돼 1,500여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명령 대상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보호관찰소 직원 20여명은 건물에 접근하지 못하고 인근에서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별도로, 학부모 1,600여명은 이날 오전 8시쯤부터 전세버스 33대를 타고 정부 과천청사로 가 법무부를 상대로 보호관찰소 이전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또 서현ㆍ수내ㆍ당촌ㆍ양영ㆍ안말ㆍ서당ㆍ내정ㆍ분당초등학교 학부모들은 10일부터 무기한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키로 했다. 범대위는 보호관찰소가 이전하지 않으면 16일부터 등교 거부 초등학교를 39개교로 늘리고 이후에는 중ㆍ고등학교까지 동참하게 할 계획이다.
성남보호관찰소는 지난 4일 새벽 수정구 수진3동에서 분당구 서현동으로 기습 이전했다. 학부모들은 "사전 협의나 공지 없이 분당신도시 한복판이자 청소년 문화공간에 보호관찰소가 '도둑 이사'해 아이들이 범죄에 노출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서현동 청사 이전과 관련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면서 "새로운 입지가 정해지면 그곳에서 여건에 맞춰 업무를 볼 것이며 그전까지는 서현동에서는 업무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