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경제 경착륙 우려에 "중국이 조만간 전세계에 지속 가능한 발전의 신호를 보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리 총리는 9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최근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는 건 아닌지, 복잡한 사회문제로 개혁개방의 궤도를 이탈하는 건 아닌지 묻는 이가 있다"며 "내 대답은 중국은 건강하고 장기적인 경제 발전을 지속할 것이며 개혁개방의 길도 계속 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의 언급은 14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열릴 하계 다보스포럼을 앞두고 중국 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는 "새 지도부는 경제발전과 민생개선, 사회공정을 시정 목표로 세웠다"며 "중국은 더 이상 과거의 발전 방식을 답습할 수 없으며 안정적 성장과 구조 조정, 개혁의 촉진을 두루 돌봐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실제로 "중국 정부는 경제 운영에서 합리적 구간의 상한선과 하한선을 두고 있다"며 "하한선은 안정적인 성장과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이며 경제성장률의 하향 추세는 주동적 조정의 결과"라고 역설했다. 그는 "상한선은 통화 팽창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억제하는 것"이라며 "이런 합리적 구간의 운영을 통해 금융 위기의 위험을 막고 시장과 사회에 예측 가능성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사회과학원 재정전략연구원도 이날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 기고를 통해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도 철강과 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생산 과잉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구조 조정을 통한 공급과잉 해소를 중국 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앞서 8일 중국 해관총서는 중국의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5.5%)를 크게 웃돈 것인데다 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6월에는 수출이 3.1% 감소하며 경착륙 우려가 나왔다. 리 총리의 발언과 수출 지표, 리 총리가 주도하고 있는 상하이(上海)자유무역시험구에 대한 기대감과 금융주 폭등 등에 힘입어 9일 중국 증시를 대표하는 상하이종합지수는 3.39%나 상승하며 2,212.52까지 치솟았다. 상하이지수가 2,200선을 넘은 것은 3개월 만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3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경제성장률 둔화는 구조조정을 위한 의도적인 선택임을 강조한 바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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