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으로 수감된 재소자가 교도소 안에서 또다시 동료 재소자를 때려 숨지게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사건 현장 바로 옆에 교도관이 있었음에도 이를 막지 못해 교도소 측의 부실한 재소자 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9일 전남 순천교도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10시50분쯤 살인 혐의로 수감된 A(47)씨가 수용실 안에서 동료 재소자인 B(43)씨를 주먹으로 때려 숨지게 했다.
교도소 조사결과 사건 당일 이들이 재소자 수용실에서 쇼핑백을 만드는 작업 등을 하는 도중 말다툼이 벌어졌고, A씨가 주먹 등으로 B씨의 목과 머리를 수차례 때렸다. 폭행을 당한 B씨는 정신을 잃었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다음날인 31일 오전 1시17분쯤 숨졌다.
사건이 발생한 수용실은 14㎡ 면적에 7명의 재소자가 생활하고 있었으며, 교도관 1명이 복도를 오가며 이들의 동향을 살폈으나 살인을 막지 못했다. 또 살인을 저지른 강력범과 경범죄를 저지른 재소자를 같은 수용실에 배치하는 등 재소자 관리가 부실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살인 등 전과 10범인 A씨는 2008년 충남 홍성에서 친구를 폭행,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2011년부터 순천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다. 숨진 B씨는 강도와 상해 혐의로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고 2012년에 수감됐다.
순천교도소 관계자는 "두 사람은 평소 형 동생이라고 부르며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다"며 "서로의 감정이 격화돼 발생한 우발적 사건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교도소 측의 재소자 관리부실 여부 등에 대해 감찰을 벌이고 있으며 사건을 송치 받은 광주지검 순천지청도 교도소 책임자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순천=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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