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를 꺾고 기세를 탄 '홍명보호'가 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설욕전에 나선다.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56위)은 9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크로아티아(8위)와 평가전을 치른다. 홍명보 감독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크로아티아전은 좋은 경기가 될 것이다. 9월 마지막 평가전이니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하고 팬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 청용-좌 흥민 효과 또 나타날까
우(右) 청용-좌(左) 흥민 콤비가 대표팀의 숙제였던 골 가뭄을 단숨에 해결했다. '손세이셔널' 손흥민(레버쿠젠)은 지난 6일 아이티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포함해 2골을 몰아넣으며 홍명보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이청용(볼튼)도 45분 동안 페널티킥 2개를 얻어내며 대표팀 에이스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홍 감독은 아이티전이 끝난 뒤 "둘 다 개인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과 함께 하려고 하는 부분이 좋았다"고 엄지 손가락을 세웠다.
크로아티아를 상대로도 이청용-손흥민은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청용의 경우 아이티전에서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벤치에서 시작했지만 크로아티아전은 다르다. 과감한 돌파와 날카로운 슈팅을 선보였던 손흥민도 홍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맹활약을 자신하고 있다.
홍명보호 원톱 자리는
홍명보 감독은 그 동안 원톱 자리에 김동섭(성남), 서동현(제주), 지동원(선덜랜드) 등을 세웠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홍 감독은 아이티전에서 최전방 공격수에 지동원(선덜랜드)을 내세우고 왼쪽부터 손흥민-이근호(상주)-고요한(서울)을 출전시켰다. 그러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투입하면서 이근호를 최전방으로 이동시켰다. 후반 막판에는 김보경(카디프시티)을 투입, 최전방 스트라이커 없이 구자철-김보경-이청용이 쉴새 없이 자리를 바꾸는 '제로 톱' 전술을 선보였다.
여전히 홍 감독이 어떤 카드를 꺼내 들지는 미지수다. 대표팀은 크로아티아전을 앞두고는 조동건을 최전방에 세우고 손흥민-김보경-이청용을 2선에 세우는 전술을 실험했다. 홍명보 감독이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조동건 원톱'이라는 깜짝 카드와 함께 구자철을 소속팀에서와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이 겹치는 김보경과 구자철의 활용도를 최대화 한다는 것이 홍 감독의 구상이다.
세계 8위 상대로 견고한 수비 실험
홍명보 감독이 평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좋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이다. 수비수 출신인 홍 감독은 기본적으로 안정된 수비와 함께 공격진까지 수비에 가담하는 전방 압박을 선호한다.
대표팀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32ㆍ알 샤밥)가 첫 선을 보인다. 홍 감독은 곽태휘에 대해 "한번쯤 직접 테스트를 할 필요가 있다"며 선발 출전을 예고했다. 곽태휘가 중앙에 서면서 기존에 홍정호-김영권 조합이 아닌 곽태휘-홍정호가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다.
그 동안 '홍명보호'의 수비진은 5경기에서 3실점을 하면서 비교적 안정감을 보였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이전에 만났던 아이티, 일본, 중국과는 차원이 다른 상대다. 비록 1.5군이라곤 하지만 우수한 체격과 조직력에 기반한 파워 넘치는 플레이는 여전하다.
홍명보 감독은 "지금부터가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필승 의지를 다졌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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