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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원조 레슬링 기사회생… 개혁 의지·진정성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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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원조 레슬링 기사회생… 개혁 의지·진정성 통했다

입력
2013.09.0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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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이 7개월 간의 암흑기를 걷어내고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에 채택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25차 총회에서 2020년 제32회 하계올림픽의 마지막 정식 종목으로 레슬링을 선정했다. 레슬링은 IOC 위원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 총 유효표 95표 가운데 과반인 49표를 얻어 경쟁 종목인 야구ㆍ소프트볼(24표), 스쿼시(22표)를 제쳤다.

올해 2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발표한 25개 핵심 종목에서 탈락했던 레슬링은 이날 결정으로 극적으로 회생했다. 세르비아 출신 네나드 라로비치 국제레슬링연맹(FILA) 회장은 "선수와 각 연맹이 하나돼 만들어낸 값진 승리"라며 "우리는 한 팀이 됐다"고 기뻐했다.

대한레슬링협회는 이날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레슬링의 올림픽 정식 종목 확정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최성열 대한레슬링협회장을 포함한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 레슬링의 간판 심권호는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기분이 들었는데 지금은 그 당시보다 기분이 훨씬 좋다"고 말했다.

고대 올림픽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유서 깊은 종목이던 레슬링의 퇴출 소식에 국제 레슬링계는 할말을 잃었다. 이후 뼈를 깎는 개혁에 나선 FILA는 수장 라파엘 마르티네티를 갈아치웠다. 마르티네티는 안일한 대처로 레슬링 퇴출 발표 직전까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 대신 라로비치에게 새 지휘봉을 맡겼다.

또 조직 개편과 규정 개정 등을 단행했다. 앙숙 관계인 미국과 이란이 친선경기를 치르거나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이벤트 경기를 여는 등 종목의 상징성을 부각하려는 노력도 계속했다.

앞서 통과한 핵심 종목 25개에 골프, 럭비, 레슬링 등이 한 자리씩을 차지했다. 핵심 종목을 제외한 세 종목은 앞으로도 다른 종목들과 정식 종목 자리를 두고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한다. IOC는 하계올림픽 종목을 최대 28개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편 IOC는 11일 오전 0시30분에 자크 로게(71ㆍ벨기에) 위원장의 뒤를 잇는 새 수장을 뽑는다. 총 6명의 후보가 나선 이번 IOC 위원장 선거는 전례 없이 가장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5명의 후보로 치러진 2001년 선거를 뛰어 넘는 경쟁률이다.

토마스 바흐(60·독일) IOC 수석 부위원장, 세르미앙 응(64·싱가포르) IOC 부위원장, 우징궈(67·대만)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 회장, 리처드 캐리언(61·푸에르토리코) IOC 재정위원장, 데니스 오스왈드(66·스위스) IOC 집행위원, 세르게이 부브카(50·우크라이나) IOC 집행위원 등 6명이 후보 등록을 했다. 바흐 IOC 수석 부위원장은 로게 위원장의 오른팔로 유력한 차기 수장으로 꼽히고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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