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한 생후 10개월 된 딸을 한달 넘게 홀로 집안에 방치해 숨지게 한 비정한 부부가 입건됐다.
경기 양주경찰서와 군 헌병대는 8일 유기치사 혐의로 아기 어머니 양모(32)씨와 아버지 이모(27) 육군 중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7월 6~7일 양주시 장흥면의 한 군인아파트에 생후 10개월 된 딸을 홀로 두고 집을 비우는 등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딸은 두 달 뒤인 지난 6일 이 중사의 뒤늦은 신고로 발견됐다. 이 중사는 숨진 딸을 8월 30일 발견했지만 1주일 동안이나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발견 당시 딸은 방에 엎드린 채 숨져 있었으며 부패가 심해 외상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11월 딸을 입양했으며 그 동안 가정 불화가 잦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때 행적을 감췄던 양씨는 경찰에서 "지난 7월6일 오후 3시쯤 딸을 혼자 두고 집을 나갔는데 남편이 며칠 후 교육이 예정돼 있어 그사이 딸 양육을 알아서 할 줄 알았다"며 "8월19일 집에 잠깐 들렀을 때 딸은 집에서 보이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7월7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대전에서 교육을 받은 이 중사는 "아기 엄마가 돌아올 줄 알고 교육을 갔다 왔는데 숨진 딸을 보고 무서운 마음에 신고 하지 못하고 집과 주변을 떠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숨진 딸의 사망 시점과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아울러 경찰은 현행법 상 결혼 후 3년 이상 경과해야 입양이 가능한데도 2년 전 결혼한 이들 부부가 어떻게 딸을 입양했는지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다. 경찰과 군은 양씨와 이 중사의 행적을 확인하는 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양주=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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