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의 골 가뭄을 한번에 털어냈다.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56위)이 6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아이티(74위)와의 평가전에서 '손세이셔널' 손흥민(레버쿠젠)이 멀티 골을 터트리는 맹활약에 힘입어 4-1의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홍명보호는 4전5기만에 첫 승을 따냈다. 이날 기분 좋게 승리한 대표팀은 오는 10일 전주에서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힘들었던 만큼 의미 있는 첫 승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5경기 만에 마수걸이 승리를 따내며 모처럼 활짝 웃었다. 대표팀은 앞선 4경기(3무1패)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골 결정력 부족으로 1골에 그치며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2000년대 이후 대표팀 감독으로 데뷔한 뒤 최다 경기 연속 무승 행진을 벌인 감독으로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4경기 만에 승리를 거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첫 승 신고가 가장 늦은 사령탑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전반전을 1-1로 마치자 후반 시작과 동시에 지동원(선덜랜드), 고요한(서울), 김창수(가시와)를 빼고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이청용(볼튼), 이용(울산)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홍 감독의 교체 카드는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이청용은 후반 3분만에 침착한 중앙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9분 뒤에 또 다시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브라질 본선 경쟁 체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홍 감독으로서는 최정예 멤버가 모인 가운데 그 동안 골머리를 앓았던 골 가뭄을 해소시키는 시원한 골 퍼레이드로 의미 있는 첫 승을 거뒀다.
골 가뭄에 단비를 내려준 유럽파
대표팀은 아이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손흥민, 구자철, 지동원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차출, 최정예 멤버를 불러 들였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 독일로 직접 출국,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지켜보기도 했다.
기대를 모았던 유럽파가 '홍명보호'에 날개를 달아줬다. 손흥민은 전반 20분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개인기로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 네트를 갈랐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후반 투입된 이청용은 4분 만에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개인 돌파를 시도, 상대의 거친 파울에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를 구자철이 침착하게 오른쪽으로 밀어 넣으며 2-1 리드를 가져왔다. 이청용은 이어 후반 13분 골 에어리어 오른쪽 측면에서 개인 돌파로 두 명을 제친 뒤 또 다시 반칙을 얻어내 2번째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이근호가 침착하게 성공, 사실상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대표팀 소집에 앞서 "홍명보 감독에게 첫 승을 선물하겠다"고 공언했던 손흥민은 후반 27분 골키퍼까지 제친 뒤 자신의 2번째 골을 넣으며 승리를 자축했다. 우(右)청용-좌(左)흥민 콤비는 경기 내내 자신감 있는 돌파와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인천=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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