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시리아가 화학무기 개발에 협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정부가 밝혔다. 조지 리틀 국방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 시리아 사이에는 여러 분야에서 공유하는 게 있다"면서 "당장 구체적인 것(증거)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화학무기 관련 정보에 대해 논의하거나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과 시리아 정권은 상당기간 정보교류 및 (협력) 관계가 있었다"며 북한의 지원으로 건설된 것으로 알려진 시리아 알 키바르의 핵시설을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했다.
이에 앞서 김관진 국방장관은 지난 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과 시리아 간의 화학무기 커넥션 여부에 대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며 "부산항에서 그런 것이 캐치돼 (그렇게)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10월 부산항에 입항한 파나마 국적 컨테이너 운반선에서 우리 정부가 찾아낸 화생방 방호복이 같은 해 11월 북한이 시리아에 수출하려다 그리스 당국에 의해 적발된 방호복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유엔 전문가들이 3년여 정밀조사해 지난달 밝혀낸 바 있다.
리틀 대변인은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전날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엄청난 양의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믿을만한 정보를 근거로 한 발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는 지난주 헤이글 장관이 한국 (김관진) 국방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제기됐다"며 "우리는 북한이 화학무기를 보유한 매우 좋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시리아 정권의 행동을 좌시한다면 북한과 같은 나라에 어떤 신호를 보낼지 생각해야 한다"며 "시리아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다른 국가들도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를 준다"며 군사개입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북한뿐 아니라 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국제사회의 다른 불량 세력들에게도 해당한다"며 "미국 등이 나서서 국제규범은 지킬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06~2011년 국방장관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도 이날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을 지지했다. 그는 "현 정부의 시리아 정책에 대한 관점을 떠나 의회가 승인에 실패한다면 미국의 현재와 미래 중동 및 국제 정책에 아주 부정적이고 위험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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