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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View] 신종 부동산 임대사업 마스터리스… 공실 걱정도 월세 떼일 걱정도 대신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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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View] 신종 부동산 임대사업 마스터리스… 공실 걱정도 월세 떼일 걱정도 대신해 드립니다

입력
2013.09.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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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주택가. 빛 바랜 기와와 벽돌로 지어진 낡은 주택 사이에 번쩍거리는 지상 6층 규모 상가가 솟아있다. 대지면적 5,941㎡(180평)짜리 단독주택을 헐고 세워진 상가는 붉은 금속 판과 고급 타일로 마감한 외벽 덕에 단연 눈에 띈다. 현재 2개 층에 익스트림 휘트니스 센터와 레스토랑이 영업 중이고, 나머지 층에선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다. 서교동에 15년 넘게 살았다는 고모(64)씨는 "오래된 주택가에 이런 건물이 들어설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부러운 표정이었다.

상가가 들어선 곳은 지하철2호선 합정역과 홍대역의 중간쯤에 위치한 지역. 얼핏 보면 '홍대상권'에 속할 것 같지만 주택들이 규모가 크고 낡은 데다 대로에서 떨어져 있어 상가의 입지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상가가 들어선 자리에 있던 단독주택도 3, 4년 전부터 매물로 나왔지만 시세보다 싼 가격에도 오랫동안 팔리지 않았다. 이런 주택이 화려한 상가로 다시 태어난 것은 집주인이 '마스터리스(master lease)'란 사업방식을 이용했기에 가능했다.

서교동 상가에 적용된 마스터리스란 부동산 개발업체가 건물을 통째로 임대∙관리하는 사업방식으로, 업체는 낡은 건물을 장기임대하고 자기자본으로 리모델링∙신축한다. 계약기간 동안 임차인 유치∙건물 관리는 모두 업체 책임이다. 임대수입 분배는 건물주가 리모델링 비용에 얼마까지 투자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비용을 모두 개발업체가 지불한 경우 건물주가 주변 시세의 70% 정도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노후 주택∙수익이 낮은 건물 탓에 골머리 앓던 건물주에게 탈출구가 열린 것이다. 건물주는 마스터리스로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 받을 뿐만 아니라, 계약기간이 끝나면 건물 가치 상승과 함께 우량 임차인도 넘겨 받는다. 게다가 개발 업체에 전문적인 건물∙임차인 관리를 맡기는 것도 큰 매력이다.

서교동 상가의 마스터리스 업체인 SK D&D 관계자는 "무작정 건물을 지었다가 공실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데, 서교동 건물은 신축 단계부터 종합 컨설팅을 통해 우수한 임차인을 들이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서교동 상가는 이미 모든 층의 임대가 끝나 9월 중 모든 가게가 문을 열 예정이다.

마스터리스를 통해 새 단장한 건물의 임차료는 전보다 배 이상 뛴다. 서교동 상가에 입점한 레스토랑 관계자에 따르면 3층 264㎡(80평)의 월세는 600만~700만원 수준. 인근 330㎡(100평) 규모 주택 월세는 800만~1,000만원(보증금 1억원)으로 단순계산하면 신축 후 상가 2개 층만 임대해도 단독주택의 1.4배 소득을 얻을 수 있다. SK D&D 관계자는 "마스터리스로 개발한 강남구 논현동 지상 6층 건물은 리모델링 뒤에 연간 임대료가 4억원에서 12억원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SK D&D가 임대사업인 마스터리스에 뛰어든 이유는 소자본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오피스텔 등 웬만한 부동산 개발사업은 사업비가 수천억원에 이르고 자본이 한 사업에 2~3년씩 묶이는 경우가 많다. 경기침체기엔 큰 이익을 기대하기 힘들고 분양 실패 위험도 크다. 반면 마스터리스는 3,300㎡ 건물의 경우 리모델링 비용까지 50억원이면 충분하고 10년 동안 안정적인 수입을 얻는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길어질수록 소형 건물 마스터리스 사업에 뛰어드는 건설사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불황을 맞은 건설업계가 사업 다각화를 고민 중이기 때문이다. 이미 경쟁 업체들이 SK D&D를 찾아와 사업 내용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팀장은 "부동산을 활용하고 싶은데 개발 지식이나 자본이 부족한 건물주는 마스터리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면서 "계약할 때 건물주는 임대료가 너무 싸진 않은지, 임대기간이 너무 긴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짜로 새 집 갖는 것처럼 보여도 10년 뒤에 건물 가치나 임차인이 어떤 상황일지 장담하기 힘드니 신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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