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을 수행하는 경제사절단이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졌다. 면면을 보면 지난 미국ㆍ중국 사절단과는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박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7~11일)에 동행하게 될 경제사절단 7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최대 규모규모는 6월 중국 순방 때의 72명이었다.
이번 경제사절단의 가장 큰 특징은 기업들이 직접 정부에 참가 신청을 하는 '개방형 공모'를 택했다는 점. 총 107개 기업이 참가 신청을 했고, 민간 심의위원회가 ▲베트남 사업 관련성 ▲순방활용도 ▲사업 유망성 등을 고려해 79명 명단을 최종 확정했다.
중소ㆍ중견기업(40명)이 전체 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도 눈에 띈다. 대기업(18명)보다 훨씬 많은 것은 물론, 6월 방중 당시 33명(전체 인원 중 46%)에 비해서도 비중이 늘어났다. 협회대표 자격으로 참가하는 중소ㆍ중견기업인들까지 더하면 48명에 달한다.
10대 그룹 총수들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선정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을 제외하곤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강호문 삼성그룹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구자영 SK그룹 부회장, 김종식 LG전자 사장,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 허명수 GS건설 사장,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등 전문경영인들로 꾸려졌다.
오너 급으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 10대 이외 그룹 총수들이 포함됐다.
금융권에서는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서진원 신한금융지주 은행장 등 5명이 참가하고,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과 서문규 한국석유공사 사장, 오영호 코트라 사장 등 공기업 수장들도 따라 나선다..
일각에서는 베트남에서 대규모사업을 벌이고 있는 효성그룹, 포스코 등이 빠진 것을 두고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현재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으며,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관계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출국금지까지 된 상태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거취와 관련된 소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효성그룹 관계자는 "올해 베트남 매출 1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등 사업관련성이 매우 높은데도 선정되지 않아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고, 포스코 관계자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 이동희 부회장이 한-베트남 경제협력위원장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을 감안해 애초 모집 공고 때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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