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고 왼손 에이스 김택형(17ㆍ2년)은 두둑한 배짱을 자랑한다. 몸 쪽 승부를 두려워하지 않고 빠른 직구를 과감히 꽂는다. 잘 쳐야 파울이 될 정도로 꽉 찬 공은 프로 구단 스카우트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김택형이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번 발휘했다. 김택형은 5일 군산월명야구장에서 열린 제41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부천고와의 16강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 역투로 팀의 10-2, 7회 콜드게임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30일 휘문고와의 1회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이후 2승째를 챙겼다.
김택형은 이날 최고 시속 138㎞까지 나오는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웠다. 또 시속 112~119㎞에서 형성되는 커브로 완급 조절을 했다. 3회초에 투구 중 왼손 검지에 물집이 잡히는 바람에 1실점을 내준 것이 이날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금광옥 동산고 감독은 경기 후 "물집이 잡혀서인지 평소보다 팔 각도가 내려갔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제 몫을 잘 했다"고 밝혔다. 김택형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고 싶었는데 1점을 내줘 아쉽다"며 "조금 방심한 상태에서 던졌는데 다음부터는 공 하나, 하나 집중해서 던지겠다"고 말했다.
김택형의 투구를 지켜본 프로구단의 한 스카우트는 "직구 스피드는 왼손 고교 투수 중 상위권"이라며 "내년이면 충분히 140㎞ 이상까지 속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몸 쪽으로 찌르는 공이 좋고,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 내년 동산고 마운드를 이끌 투수"라고 덧붙였다. 금 감독은 "독한 마음을 먹어야 한다"면서 "되는 선수와 안 되는 선수는 마음가짐에서 갈린다"고 강조했다.
김택형은 "2014년은 내가 팀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며 "류현진(LA 다저스) 선배처럼 타자와의 승부를 과감히 하는 투수로 커나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또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SK에 1차 지명 받은 1년 선배 (이)건욱이 형과 한 팀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다.
군산=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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