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생활이 8년째인데 어느 때 보다 훈련량이 많다."
평소 혹독한 훈련 스케줄로 유명한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이 훈련 강도를 더 올렸다. 남자 대표팀의 베테랑 이호석(27ㆍ고양시청)은 4일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나이가 적지 않아 훈련을 따라가는 게 쉽지 않다. 그래도 어느 대회 때보다 많은 훈련량을 소화 중"이라며 "올림픽이 열릴 때쯤이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체력이 다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강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이 2014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남녀 대표팀 선수단은 "모든 선수들이 올림픽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다. 2010 밴쿠버 대회 때보다 더 단합된 모습으로 훈련하고 있다"면서 "소치에서는 4년 전 보다 좋은 성적이 충분히 나올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표팀의 훈련은 새벽 5시부터 시작된다. 새벽 4시30분께 기상해 5시부터 몸을 풀고 곧바로 스케이트를 탄다. 이후 오전 10시30분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장으로 이동, 낮 12시까지 근육을 단련시킨다. 오후엔 더 혹독한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점심 식사 뒤 6시간 동안 스케이트를 탄다. 선수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시간이다.
윤재명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공식 훈련이 끝나는 시간은 오후 8시다.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쉼 없이 스케이트를 탄다"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링크를 도는 횟수가 20% 가량 늘었다. 체력 훈련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공식 훈련이 끝나도 개인 훈련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고 했다. "트레이너와 함께 재활 치료를 받거나 부족한 웨이트 훈련을 보충하는 선수도 있다"며 "선수들이 성실하게 훈련을 따라와 주고 있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소치 올림픽은 내년 2월7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대표팀은 약 3주 뒤인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1차 대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네 차례 월드컵을 소화할 예정이다. 11월7~10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3차 대회와 11월14~1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4차 대회가 올림픽의 분수령.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금메달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
일단 많은 훈련량으로 무장한 선수들은 자신감에 차 있다. 남자 대표팀 에이스인 신다운(20ㆍ서울시청)은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면서 '나도 큰 선수가 됐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평소 올림픽 출전 경험이 많은 이호석 선배에게 많이 여쭤보고 있다"면서 "잘 배우면 올림픽에서도 충분히 긴장하지 않고 좋은 레이스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 에이스인 심석희는 "계주 금메달이 목표"라면서도 "개인전에서도 금메달 하나를 욕심내고 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지금 선수단은 최고 스피드 상태에서 스케이팅 기술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연마하고 있다"면서 "이 훈련만 잘 이뤄진다면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고 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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