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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국방부에 요구한 자료 30건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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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국방부에 요구한 자료 30건 내용은

입력
2013.09.0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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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15개월의 의정 활동 기간 동안 국방부에 요청한 30건의 자료 중 24건은 한미 군사관계에 관한 것이었다. 그가 관심을 보인 주제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부터 한미 연합 군사 훈련, 방위비 분담금까지 다양하다. 요구 시기는 올해 4, 7, 8월에 집중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이 국방부에 자료를 요구한 의도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그가 요구한 자료에는 적의 수중에 들어갈 경우 우리나라에 적잖은 타격이 될 만한 자료가 여럿 포함돼 있어 내란음모 혐의와의 연관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부에 알려질 경우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은 '한미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 관련 자료다. 한미 합동참모의장이 지난 3월 서명한 이 작전계획에는 북한이 국지도발을 일으킬 경우 한국군과 미군이 어떤 식으로 임무를 나눠 대응해야 하는지가 시나리오처럼 묘사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작전계획은 2급 군사기밀로 분류된다. 때문에 이 자료도 이 의원에게 제공되지 않았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이 의원이 이 자료를 요구한 시기는 4월 19일로 한미 군 당국이 이 계획에 합의한 직후다. 군 관계자는 3일 "이 자료가 유출됐다면 당장 서북도서 강점 같은 국지도발 상황이 닥쳤을 때 지휘관이 어떻게 작전을 펴겠냐"고 말했다. 특히 전 세계를 상대하는 미군의 계획 노출이 가져올 파장은 쉽게 가늠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같은 날 이 의원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 경과와 한미 미래지휘구조 개편안, 연례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인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 계획,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과 관련한 미국 정부와의 협의 내용 등 굵직한 한미 간 현안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도 쏟아냈다. 모두 유사 시 미군의 대응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들이다. 당시는 독수리 연습 기간이었다.

우리 군의 무기 관련 자료 요청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은 군 당국이 육군의 차기 대형 공격헬기로 미국산인 'AH-64E'(아파치 가디언)를 선정하자 이 헬기의 작전 반경 등 제원과 총 구매 비용, 배치 계획 등을 알고 싶다고 했다. 북한 지역 감시를 위해 우리 군이 도입을 추진 중인 미제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관련 내용도 궁금해했다.

주한미군의 운영 경비 분담금 배분을 놓고 한미가 협상에 들어간 직후인 7월 이후에는 이행약정 집행이나 인건비, 군사건설비 등 방위비 분담금 관련 내용 파악에 집중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12일에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 사업에 미국이 대는 비용 중 방위비 분담금이 차지하는 비중 및 세부 내역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측은 "작전계획이나 군사시설의 위치 등 군사 기밀은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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