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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9월 4일] 트랜스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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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9월 4일] 트랜스젠더

입력
2013.09.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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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transgender)와 동성애자를 헷갈리는 것은 성(性)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다. gender와 sex는 우리 말로 모두 성으로 표기되지만, gender가 육체적ㆍ행동학적인 기준에 따른 것이라면 sex는 생리적ㆍ유전적인 개념이다. man과 woman은 gender로, male과 female은 sex로 나눈 말이다. 그래서 여성운동에서는 woman보다 female에 대한 게 더 논쟁의 대상이 되곤 한다.

▲ 트랜스젠더는 한쪽 성(sex)을 갖고 태어났으나 이것이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드러내주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sex로 규정된 성별은 물론, man/woman이라는 이분법적 구분방식도 거부한다. 자신을 남성이나 여성이 아닌, 무성(無性) 혼성(混性) 양성(兩性) 혹은 제3의 성(third gender)으로 규정짓기도 한다. 이들에게는 sex와 gender에 따른 성 구분이 일치하기 않기 때문에 성적(sex) 취향도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등 다양하다. 서양에서는 pansexual(범성애) polysexual(다성애) asexual(무성애) 등도 특징으로 든다.

▲ 트랜스젠더는 과거에는 자연의 질서를 거스른다고 해서 법적ㆍ사회적으로 많은 수모를 겪었지만 지금은 성 정체성을 사적 영역으로 보고 개인의 선택권을 존중해 주는 추세다. 지난달 독일은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제3의 성을 인정해 부모가 아기의 성별을 결정할 때 남성 여성뿐 아니라 제3의 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도 2006년 대법원에서 성전환을 인정해 트랜스젠더의 결혼과 입양을 가능케 했다.

▲ 이라크ㆍ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된 70여만 건의 미국 군사ㆍ외교 기밀문서를 폭로, 파문을 일으켰던 브래들리 매닝(25) 일병이 간첩죄 등으로 35년 형을 선고 받은 다음날 "여성으로 살고 싶다. 첼시로 불러달라"고 해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라크 배치 시점인 2009년 성 정체성의 변화를 감지했다며 빨리 호르몬 치료를 받고 싶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고민 끝에 그를 'she'로 표기하기로 했으나, 군과 일부 여성단체는 구치소에 수감된 그가 왜 이 시점에서 '여성 선언'을 했는지 마뜩잖은 반응이다.

황유석 논설위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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