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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쓴 우유팩 가져 오면 화장지 나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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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쓴 우유팩 가져 오면 화장지 나눠 드립니다"

입력
2013.09.0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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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10시쯤 대구 남구 봉덕2동 주민센터에 이모(67) 할머니가 먹다 버린 우유팩 3㎏을 들고 와 재생화장지 6롤과 맞바꿔갔다. 인근 공장에서 일하는 아주머니 한 분도 우유팩 5㎏을 화장지 10롤과 바꿔갔다. 지난달부터 종이팩 수거 공공근로를 하고 있는 남미자(44ㆍ여)씨는 "종이팩을 화장지와 교환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우유팩을 들고 오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종이팩 수거작업이 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남구청이 2011년부터 선도적으로 펼치고 있는 '종이팩-화장지 교환사업'이 대구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남구청이 이 사업에 주목한 것은 쓰다 버리는 종이팩과 폐지는 재활용을 위해 녹일 때 녹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섞여 있으면 재활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리수거시 재활용시장가격은 종이팩이 ㎏당 250원으로 종이 130원보다 2배의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다.

종이팩은 전량 외국서 수입한 천연펄프를 원료로 한 고급 종이 안팎에 폴리에틸렌필름을 접합, 재활용하면 고급화장지나 냅킨 등으로 재탄생한다. 우리가 마시는 우유와 두유, 주스 포장용기로 쓰이며 커피전문점의 종이컵과 일회용 종이컵도 종이팩에 해당된다.

남구청은 2011년 2∼4월 3개월간 이천동 한 개 동을 대상으로 종이팩 1㎏당 재생화장지 2롤을 교환해주는 사업을 벌인 후 5월부터 13개동 전역으로 확대했다. 종이팩 1㎏은 우유 200㎖ 100매, 500㎖ 55매, 1리터 35매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에 따라 남구청이 2011년 한해동안 거둬들인 종이팩은 8,327㎏으로 주민들이 바꿔간 화장지는 1만6,654롤이다. 지난해에는 종이팩 1만7,776㎏이 수거됐고, 올들어 8월까지는 1만5,103㎏을 3만206롤의 화장지로 바꿔가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주민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남구청 녹색환경과 백귀희 자원재생담당은 "종이팩-화장지 교환사업이 입소문을 타고 있는데다 올해부터는 1회용 종이컵도 교환품목에 포함, 주민 호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도 올해부터 대구 전역으로 이 사업을 확대, 올 6월까지 8개 구군에서 모두 3만200㎏의 종이팩을 수거했다. 남구청을 제외한 지역의 교환비율은 종이팩 1㎏당 화장지 1롤이다. 1롤 교환이 적정하지만 남구청이 2롤로 교환하는 것은 주민지원 성격이 크다.

대구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종이팩은 연간 6만5,000톤, 학교 단체 우유급식과 종이팩 수거사업을 통해 30% 정도는 회수되고 있으나 70%는 종이류와 혼합 배출되거나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 이 종이팩을 수거만 잘 해도 연간 650억원의 외화 대체효과가 있고, 이는 20년생 나무 13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다.

종이팩-화장지 교환은 주민자치센터를 통해 이뤄지고, 아파트와 급식소 등 종이팩 다량발생 건물은 구ㆍ군청 청소과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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