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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트 연주자 최나경, "빈 심포니에 악감정은 없어… 더욱 단단한 연주자 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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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트 연주자 최나경, "빈 심포니에 악감정은 없어… 더욱 단단한 연주자 돼야죠"

입력
2013.09.0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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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약 불가를 통보 받고 많이 울었죠. 예상 못한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플룻 연주를 계속할 수 있는 한 저는 괜찮아요."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플루티스트로 활동하다 지난달 3일 수석 지위 유지를 묻는 단원 투표에서 탈락해 다음달 초 이 악단을 떠나게 된 최나경(30)씨. 지난해 심사위원 20명 만장일치로 오디션을 통과, 이 악단의 수석 플룻 연주자가 됐던 최씨의 입단 1년 만의 하차는 인종 차별 논란까지 일으키며 큰 파장을 남겼다. 6일 있을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협연(이베르의 플루트 협주곡)을 위해 일시 귀국, 고향인 대전에 머물고 있는 그를 2일 전화로 만났다.

"의외로 며칠 지나니 담담했는데 오히려 주변 분들의 걱정이 컸던 것 같아요. '귀걸이가 길다'거나 '모두에게 너무 친절하다'는 식의, 질투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일부 보수적인 단원의 엉뚱한 트집이 입단 초기부터 있었어요. 일일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실력으로 극복할 생각에 더 열심히 했는데 최선을 다한 결과가 이렇게 나왔으니 받아들여야죠."

최씨는 "빈 심포니에 악감정이 남아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저를 지지해 주는 단원이 많았기 때문에 세계 각지 매체의 인터뷰 요청도 거절하고 조용히 지냈어요. 음악인으로서 꿈의 도시 빈에서 보낸 시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죠."

그는 특히 지난달 미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전미플룻협회 컨벤션에 참석, 스승인 줄리어스 베이커의 10주기 추모 연주를 하면서 치유를 경험했다고 한다. "탈락 통보 후 일주일도 채 못 돼 플룻 관계자만 4,000명 모이는 행사에 가는 게 두려웠지만 연주를 취소하는 건 이기적이잖아요. 그런데 화장실을 오가는 데 30분이 넘게 걸릴 정도로 로비에서 격려해 주시는 팬이 많았어요." 그는 "수개월 간 오른손 마비 증상을 겪으며 플룻 연주자로서 최대 위기를 맞았던 19세 때 희망을 불어넣어 줬던 베이커 선생님이 이번에도 큰 힘을 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재계약 무산 후 유럽, 한국, 일본 등 열 곳이 넘는 유명 오케스트라에서 입단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한 상태인 최씨는 "당분간 솔로 활동에 전념하며 더욱 단단한 연주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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