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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속 병사의 죽음… 주장과 진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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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속 병사의 죽음… 주장과 진실 사이

입력
2013.09.0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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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4월 2일. 강원도 화천군 육군 7사단 전방 소대 폐유류고 뒤에서 한 병사가 가슴과 머리에 총상을 입고 죽은 채 발견됐다. 스물한 살로 생을 마친 허원근 일병에 대한 헌병대의 판정은 자살. 유족은 타살 의혹을 제기했고 이후 29년간 진실을 위해 싸웠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허원근 일병의 죽음에 대한 법원 2심 판정은 1심 판결을 뒤엎은 자살이었다.

3일 밤 11시 20분 방송하는 MBC 'PD수첩'은 '내 아들은 자살하지 않았다'라는 제목으로 군대 내 의문사를 다룬다. 제작진은 1998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의문사한 김훈 중위 사건에 대해서도 다시 의문을 제기한다. 5일에 한 명꼴로 자살 사망자가 발생하는 대한민국 군대의 현실. 하지만 국가는 병사들의 사망 요인을 개인의 이유로만 치부하며 외면하고 있다. 죽은 아들의 사인을 알아내고 명예를 회복하고자 하는 유가족의 청원과 소송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국가가 군 재해 사망자를 계속 외면하자 유가족들의 외침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군 재해 사망자에 대한 국가 유공자 예우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유가족들이 협회를 만들어 지난 30일 국회도서관에서 출범식을 했다.

군 수사 체계의 폐쇄적이고 경직된 구조도 문제다. 군대 내부 기관이 주도하기 때문에 수사가 객관적인 신뢰성을 확보하긴 쉽지 않다. 합리적인 초동 수사와 검시 제도의 확립이 이뤄지지 않으면 군대 내 의문사를 둘러싼 법적 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제작진은 수 차례 요청 끝에 국방부를 찾아가 당국의 입장을 들었다. 군 의문사 문제로 고통 받는 유가족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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