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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국 "2년 동안 LG 경기 다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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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국 "2년 동안 LG 경기 다 봤어요"

입력
2013.09.0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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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준 정도일까?""강속구를 던질까?"류제국(30ㆍLG)의 LG 입단 소식이 알려지자 야구계의 궁금증은 증폭됐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메이저리그 무대를 아주 잠깐 경험했다. 매스컴에 노출된 적이 거의 없던 류제국은 역대 해외파 선수 가운데서도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초고교급 출신으로 몇 안 되는'미국 물'을 먹은 선수. 한때 최고 98마일(약 158㎞)까지 뿌렸던 류제국에 대한 LG의 기대는 컸던 반면 2년 공백을 무시 못할 거라는 저평가도 없지 않았다. 반신반의의 시선을 확신으로 바꿔 놓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한화 유니폼을 입었던 박찬호는 5승(10패)에 그쳤고, 2008년 KIA 유니폼을 입은 서재응도 그 해 5승만 기록했다. 김선우(두산)와 봉중근(LG)은 나란히 6승으로 시작했다. 역대 해외파 선수 가운데 국내 복귀 첫 시즌 최다승(7승)을 올린 류제국은 "당연히 가야 될 팀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 적응이 빨랐다"고 말했다.

"2년 공백 동안 SK 삼성 경기 집중 시청"

지난 5월19일 LG-KIA전. LG 선발 류제국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던 KIA는 전력분석 미팅을 할 수 없었다. 류제국의 국내 프로야구 데뷔 무대였다. 류제국은 경기 초반까지 당황한 KIA 타자들의 헛방망이를 유도한 끝에 5.1이닝 4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반대로 생각하면 류제국도 국내 타자들에 대한 정보가 없을 터였지만 그에겐'영업 비밀'이 있었다. 그는 "LG에 입단하기 전 재활하는 2년 동안 프로야구를 많이 시청했다. 원래 보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언젠가 들어갈 팀이라는 생각으로 LG 경기는 거의 다 봤다"고 말했다. 한국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해 머리 속에 데이터로 쌓아 놓던 시기였다. 7승 가운데 SK전에서만 3승을 거둔 비결도 무관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2년 전까지 삼성과 SK가 정말 강팀이라고 들었다. 두 팀 경기를 집중적으로 시청했다"고 덧붙였다.

"안타는 맞아도 연타는 안 맞아야."

류제국의 재활 투구를 도왔던 최원호 전 LG 코치는 "캐치볼을 하는 데도 보통 투수들과 수준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2군 경기부터 호흡을 맞춘 LG 포수 윤요섭도 류제국이 베일을 벗기 전"투심패스트볼이 기가 막히고, 제구력이 뛰어나다"고 전했다. 3년 공백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기본기에 더블어 제구력과 자신감 덕분이다. 홈런을 맞아도 똑 같은 코스로 다시 던지는 배짱과 공 한 두 개를 자유자재로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다. "미국에서 그렇게 배웠다. 공격적인 피칭은 무모한 배짱이라기보다는 치밀한 수 싸움의 일환이고 그러기 위해선 볼카운트를 무조건 유리하게 끌고 가야 한다는 것이 철칙"이라면서 "안타를 맞더라도 연타를 맞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연한 LG 10년사(史), 해외파 색안경 조심 또 조심."

류제국은 지난 10년 LG의 아픔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는 "오랜 기간 팀 성적이 나지 않았던 사실은 잘 알고 있었고,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하면서도 그런 분위기를 많이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류제국은 입단 후 조심스러웠다. 선수 모두들 결과로, 성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팀이었기에 말 하나, 행동 하나에도 한 번 더 생각했다. 가뜩이나 해외파 출신 선수인 류제국으로서는 행여나 있을지 모를 선입견, 색안경도 신경 써야 했다. 류제국은 "그래서 더 조심했고, 어린 선수들이나 선배들에게나 모두 잘 하려고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다행히 류제국이 가세한 시점부터 LG는 '기적의 레이스'를 시작했다. 그는 "그 때부터 성적이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팀 분위기도 최고조로 올라갔다는 생각이 든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포스트시즌 진출 그 이상의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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