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양군이 체류형 관광지개발을 목적으로 거액을 투입해 조성한 외국인 체험마을 조성사업이 공무원의 납품업자 협박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얼룩져 물의를 빚고 있다.
충남 청양경찰서는 2일 외국인 체험마을 공사와 관련하여 자재 납품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 수수 등)로 청양군청 소속 7급 공무원 A(3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이 공사와 관련해 납품업자를 협박하고 흉기를 준비해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 예비 등)로 6급공무원 B(52)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청양군이 발주한 외국인체험마을 공사와 관련 지난해 12월 납품업자로부터 사례비 명목으로 1,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외국인체험마을 영상사격장 공사를 하면서 물품이 납품되지 않았음에도 정상적으로 납품된 것으로 허위 공문서를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또 납품대금을 지급했음에도 납품업자 C(52)씨가 공사를 마무리 하지 않은 것이 드러나 징계성 인사조치를 당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살해 협박과 함께 흉기를 준비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B씨는 또 이 같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자살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친구 소유의 공기총을 훔쳐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납품업체 관계자가 공사 마무리 대금을 주면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해서 물품이 납품된 것처럼 문서를 위조하고 돈을 줬는데 공사를 진행하지 않아 화가 나서 그랬다"고 말했다.
이석화 청양군수는 공무원 구속에 대해 이날 군민들에게 사과했다. 이 군수는"외국인체험마을 조성과정에서 관련 공무원들이 적절치 못한 행동으로 구속되는 등 물의가 빚어져 군민들께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며"의회와 협의를 거쳐 부족한 시설 및 운영방법을 보완해 정상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양외국인체험관광마을은 모두 136억원(국비 55억원, 도비 30억원, 군비 51억원)을 들여 대치면 작천리 까치네유원지 인근 9만여㎡에 2010년 6월 착공해 산책로와 파3골프장, 사격장, 펜션, 몽골게르 등 다양한 시설을 조성했다. 그러나 지난 7월말 공사를 준공한 후에도 골프장과 영상사격장 등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등 사업이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번 공사와 관련하여 비리 혐의가 있는 공무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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