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는 이번 봉황대기의 강력한 우승 후보다. '원투 펀치' 한주성과 안규현(이상·18ㆍ3년)이 대표팀 차출로 빠졌지만 여전히 팀 전력은 탄탄하다. 그 중심엔 키 186㎝의 장신 사이드암 엄상백(17ㆍ2년)이 있다.
엄상백은 2일 군산월명야구장에서 열린 제41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구리 인창고와의 1회전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안타 1볼넷 무실점 호투로 팀의 10-0(6회 콜드) 완승을 이끌었다. 공 45개로 5이닝을 책임지는 효율적인 투구 수 관리를 했고, 삼진은 5개를 뽑았다.
정윤진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대신 선수들을 지도한 민동근 덕수고 수석코치는 "힘겨운 승부가 될 수 있었는데 엄상백이 잘 던졌다"며 "1회 위기를 빼고는 완벽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더 던질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는데 점수 차도 여유가 있었고, 다른 선수들에게도 던질 기회를 주기 위해 일찍 내렸다"고 덧붙였다. 엄상백은 1회 선두 타자 고명신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2번 최한결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ㆍ2루 위기에 몰렸지만 3번 이우민을 삼진, 4번 성인규를 병살 처리했다.
엄상백은 "초반에 제구가 안 잡혀 어려웠지만 1회를 잘 넘긴 이후 원하는 대로 잘 들어갔다"면서 "전반적으로 변화구 제구가 잘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장점은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라며 "커브는 아직 실전에서 쓸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은 137㎞가 나왔고, 슬라이더는 예리했다. 민 수석코치는 "내년 우리 팀의 에이스"라고 치켜세운 뒤 "공을 던지는 것을 보면 참 쉽게 던진다"고 했다. 프로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3학년 안규현과 흡사하다. 지금 성장세라면 내년에 직구 시속은 140㎞까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상백은 "봉황대기는 내 이름 석자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임창용 선배처럼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운 사이드암 투수로 커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군산=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