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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배 석방해도 "6자등 실익 없다"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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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배 석방해도 "6자등 실익 없다" 판단

입력
2013.09.0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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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30일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 석방을 위한 로버트 킹 미국 북한인권특사의 방북을 돌연 철회한 것은 배씨 석방을 대가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표면적으론 지난달 한미 합동군사연습(을지프리덤가디언ㆍUFG) 기간 중 미국이 전략폭격기를 출격시킨 사실을 방북 철회의 이유로 내세웠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1일 "전례없이 연속적으로 B-52H 전략폭격기를 조선반도 상공에 들이밀어 핵폭격 훈련을 벌이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국무성 특사의 방문을 수락하고 교화 중인 미국인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려고 했으나, 북한을 겨냥한 미국의 전략폭격기 탓에 대화 흐름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비록 민간인 석방이라는 인도적 차원에 국한돼 있지만 킹 특사의 방북은 지난해 4월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이후 중단된 북미 당국간 접촉을 재개하는 연결고리로 주목받았다. 때문에 킹 특사의 방북을 계기로 억류 문제는 물론 북미관계, 더 나아가 한반도 긴장완화에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미 국무부가 지난달 28일 배씨 석방과 북미대화 또는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연계하지 않겠다며 현안 분리 방침을 밝히면서 북한의 태도변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부 소식통은 "2009년 미 여기자 2명의 석방을 통해 북미 대화가 재개된 사례에서 보듯, 북한은 인도주의 사안을 외교적 성과로 이어가는 행태를 반복했다"며 "이번엔 미국이 원칙 고수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북미관계 개선에 키포인트가 될 지도 모를 카드를 버리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전략폭격기 출격에 대해) 뉴욕 접촉 통로를 통해 미국 측에 명백히 통보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고, 미국도 "킹 특사의 방북이 늦게라도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북한이 모처럼 조성된 대화국면의 판까지 깨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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