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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국내·외 신문의 디지털 전략… NYT·WSJ처럼… 값어치 하는 기사는 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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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국내·외 신문의 디지털 전략… NYT·WSJ처럼… 값어치 하는 기사는 돈 된다

입력
2013.08.3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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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때 신문은 화폐를 발행하는 것과 같은 권리를 행사했다. 신문을 찍으면 독자와 광고주가 돈을 지불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이런 구조는 사라져버렸다"

워싱턴포스트(WP)의 매각 후 신문의 위기를 BBC방송은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20년간 일어난 일은 말할 것도 없이 디지털로 대표되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다. 디지털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신문들은 홈페이지를 만들고 디지털 콘텐츠를 유료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신문은 제대로 된 유료화조차 시도하지 못할 정도로 뒤처져 있다. 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부 등에 항상 변화를 주문해온 언론이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며 가장 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언론 차별화된 콘텐츠로 유료화 시도

디지털 시대의 신문은 악순환의 구조 속에 갇혀있다. 뉴미디어의 출현으로 독자 수는 줄고, 매출은 감소하고, 부족한 재원은 부실한 콘텐츠를 낳고, 독자 이탈은 가속화하고 있다. 홈페이지 온라인 광고를 유치한들 인쇄 광고 매출 하락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WP에 따르면 미국 내 온라인 광고 가격은 인쇄 광고의 10~50% 수준이다.

해외 유명 신문들은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한 달에 10건까지 기사를 무료로 보여주고 그 이상을 보려면 구독료를 내야 하는 모델을 채택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기사는 무료로 노출하고 '프리미엄 콘텐츠'는 유료 독자에게만 제공한다. 영국 더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FT), 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과 아사히(朝日)신문도 유료화를 시작했고, 올해는 독일의 빌트와 WP가 그 대열에 동참했다.

하지만 유료화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강석 미국 텍사스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미국 내 신문의 약 20%가 콘텐츠를 유료화했지만 디지털 미디어 이용자들은 이미 소액 결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권위지는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유료화의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NYT도 2005년 9월 온라인 유료화를 실시했다가 급격한 방문자 수 감소로 2년 만에 포기했다가 2011년 재도전으로 성공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NYT WSJ FT의 디지털 전략을 가장 높이 평가하고 있다. 경제 전문지인 WSJ과 FT는 고급 경제 정보를 원하는 고정 독자층의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성공을 거두며 각각 온라인 유료 구독자 90만명, 3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NYT의 온라인 구독자는 113만명으로 전체 구독자 186만명의 과반을 차지한다. 차별화된 디지털 콘텐츠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NYT는 동영상 그래픽 등을 적극 활용한 '스노 폴(Snow Fall)'이라는 기사로 올해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지부진한 한국 신문의 디지털 전략

한국 신문의 위기는 해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지난해 신문 현황에 따르면 종이 신문 열독률은 2002년 82.1%에서 지난해 40.9%로 줄었다. 기사를 종이에서 읽었다는 응답(40.9%)은 컴퓨터로 봤다는 응답(57.4%)보다 적었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로 읽었다는 응답(47.4%)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신문의 디지털 전략은 지지부진하다. 대부분 종합일간지가 지면보기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본격적으로 온라인 유료화를 시행하고 있는 곳은 없다. 내일신문, 조선일보 등이 유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문들은 디지털 시대 위기의 주범으로 네이버 등 포털의 무료 뉴스 공급과 통신사인 연합뉴스의 온라인 기사 전재를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기의 원인을 외부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황용석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교수는 "한국 신문의 디지털 전략은 콘텐츠를 그냥 웹에 올려 놓는 수준이다. 보도자료 인용 비율이 높고 베끼는 기사들이 많아 콘텐츠의 고유성도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임정욱 다음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기사를 온라인에서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10년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저분한 광고들을 채우면서 혐오감을 주고 있다. 기사마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많이 붙이고 관련 기사를 더 잘 묶어주는 기본적인 일부터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신문의 디지털 전략이 더딘 것은 독특한 수익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 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기업이 고정적으로 광고를 주니까 신문들이 변화에 대한 절박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일간신문 매출의 60% 안팎을 차지하는 광고수입은 2011년 1조8,105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8% 늘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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