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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녹취록 파장] 한미 정상회담 직후 RO회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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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녹취록 파장] 한미 정상회담 직후 RO회합 왜

입력
2013.08.3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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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전쟁준비 계획을 모의한' 것으로 보이는 지하혁명조직(RO)의 회합이 있었던 5월 12일은 한미정상회담(5월 8일)이 열린 직후다. 북한은 2월 12일 3차 핵실험 이후 지속적으로 도발위협을 고조시켰지만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궁지에 몰리자 정상회담을 앞두고 동해안에 배치된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을 철수시키는 등 위협 수위를 낮추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한미 정상이 북한을 달래기는커녕 더욱 강경한 자세로 대북 공조에 나서자 북한은 5월 10일 회담을 '전쟁 전주곡'이라고 지칭하며 다시 비난에 열을 올렸다. 당시 한미 양국의 군사적 억지력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무력충돌 가능성은 희박했지만 개성공단이 폐쇄위기로 치닫고 남북간 대화채널이 단절되는 등 한반도 긴장은 여전히 높은 수위로 지속되던 상황이었다.

북한이 이처럼 남한이나 미국을 상대로 거칠게 나온 배경에는 3차 핵실험에 따른 자신감이 깔려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의 소형화와 경량화에 상당 부분 성공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가 성공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핵과 로켓을 결합한 북한의 타격능력은 조만간 미국 본토를 겨눌 정도로 발전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날 RO 회합은 이처럼 북한의 핵개발 성과에 고무된 한편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남한 내에서의 전쟁 준비 계획을 결의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날 회합에서 기조연설 격의 강연을 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은 현 정세를 '낡은 지배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단계로 가는 대격변기이며 대전환기' '미국 놈들하고 붙는 대민족사의 결전기' 로 현 정세를 규정했다. 특히 '오는 전쟁 맞받아치자' '전쟁을 준비하자. 정치 군사적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가 예상하든 예상치 않든 북에 대한 도발이 분명하다면 우리의 힘과 의지를 단단히 준비해서…'라는 등의 이 의원의 발언은 남북간의 충돌, 특히 한미 연합군에 의한 북침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한미 연합군은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응해 키 리졸브 훈련(3월11~21일)과 독수리 훈련(3월1~4월30일)의 강도를 높였고 북한도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3월 5일), 판문점 직통전화 단절(3월 8일), 1호 전투근무태세 발령(3월 26일), 서해 군 통신선 차단(3월 27일) 영변 핵시설 재가동 선언(4월2일) 개성공단 내 우리측 인원 진입차단(4월3일)등 잇단 강경조치를 통해 한반도의 긴장수위를 고조시켰다.

이 의원의 이러한 정세판단에 근거해 이뤄진 권역별 토론에서는 총 등 무기 확보, 통신, 전산망, 평택 유조창 등 기간시설 타격, 기간시설 종사자 포섭 등의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상 남북 충돌 시 남한 내 후방교란을 위한 게릴라전 행태의 전쟁 준비 계획으로 볼 수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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