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ㆍ연평도 사건을 주도한 북한의 강경파 김격식(75)이 군부 서열 2위인 총참모장(우리의 합참의장 격)에서 밀려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지난 5월 전격 기용된 이후 불과 3개월 만이다.
이를 두고 북한이 개혁개방과 대남 관계개선에 적극 나서기 위해 걸림돌을 제거한 것이라는 긍정적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군부 장악력이 아직 불안정해 군 수뇌부 교체가 잦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자에 전날 열린 축구경기 관람소식을 전하면서 상장인 장정남 인민무력부장(군부 서열 3위ㆍ우리의 국방장관 격) 보다 서열이 낮은 리영길 총참모부 작전국장의 이름을 먼저 호명했다. 군부 서열 1위인 최룡해(64) 총정치국장도 이 행사에 참석했지만 김격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리영길의 계급은 원래 상장(우리의 중장)이었지만 이날 사진에는 한 단계 위인 대장 계급장을 달고 있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공식 발표를 좀더 기다려봐야겠지만 정황상 리영길이 총참모장이라고 봐도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김 1위원장은 최룡해 장성남을 포함해 군부 서열 1~3위를 모두 자신의 측근그룹으로 채웠다. 리영길은 50대 후반으로 추정되며, 지난 5월 김 1위원장이 최 총정치국장을 중국에 보내 주변국과의 대화재개 의사를 밝힐 당시 특사단 일원이었다.
북한은 앞서 25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경제부문을 주도하는 박봉주 내각 총리가 이례적으로 군부 회의에 참석한 것에 비춰 "군대가 경제건설에 기여하는 방안이 논의됐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또한 회의에서 조직문제도 거론된 만큼 김격식은 이 자리에서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오락가락하던 김 1위원장의 군 수뇌부 인사는 일단락됐다. 김 1위원장은 지난해 4월 총정치국장에 군 경험이 일천한 최룡해를 깜짝 발탁한데 이어 7월에는 리영호(71) 총참모장을 숙청하고 현영철(64)을 기용했지만 지난 5월 다시 김격식으로 교체했다. 인민무력부장의 경우 김정각(지난해 4월)→김격식(지난해 10월)→장정남(올해 5월)으로 자리바꿈이 잦았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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