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부유식 방송중계 도로를 두고 효용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 최초의 수상 중계도로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제로 이 도로를 이용한 중계방송을 거의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총 사업비 93억원을 들여 탄금호 조정경기장에 고강도 콘크리트로 제작한 폭 7m, 길이 1.4km의 물위 도로를 설치했다.
조직위는 대회를 앞두고 "물위 도로를 방송차량이 빠르게 이동하면서 생방송을 하는 구조"라며 "세계 최초의 수상 중계도로를 통해 전 세계 30억 시청자들이 안방에서 생생한 경기 장면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대회가 시작됐는데도 이 도로를 활용한 중계화면은 시청자들에게 거의 전달되지 않고 있다.
25일 대회가 시작된 뒤 28일까지 4일 동안 경기가 계속됐지만 방송은 단 한 차례도 중계되지 않았다. 29일 오후 모 방송사가 처음 중계를 했지만 생중계가 아니라 이날 오전에 열린 경기를 녹화중계한 것이었다. 앞으로도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방송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 30일 오후 주관방송사가 한 차례 생중계한 뒤 나머지 경기는 심야시간대에 녹화 중계하거나 케이블 방송(1일 오후)으로 넘어간다. 대회가 열리고 있는 충주 지역의 충주MBC가 2차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만 생중하는데 그칠 예정이다.
이계백 대한조정협회 전무이사는 "이번 세계 대회를 통해 조정이 비인기 종목에서 탈피하는 좋은 계기로 삼으려 했는데 방송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분위기도 뜨지 않아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조직위가 부유식 중계도로를 홍보하면서 내세운 '시청자 30억명'주장은 '부풀리기'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일본 등 조정 저변이 넓은 나라들이 이 대회 방송권을 사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제조정연맹(FISA)홈페이지에 게시된 전 세계 중계권 현황을 보면 FISA 137개회원국 가운데 이번 대회를 중계하는 나라는 유럽 등 16개국에 불과하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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