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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 '시리아 공습' 움직임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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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 '시리아 공습' 움직임 주춤

입력
2013.08.2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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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시리아 민간인 수백명을 숨지게 한 화학무기 공격이 시리아 정권의 소행이라고 단언하면서도 "(대응 방법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도 시리아에 파견된 유엔 화학무기조사단의 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군사조치를 하지 않겠다고 이날 밝혔다. 시리아 공습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던 양국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초 이번 주로 예상됐던 공습 일정이 며칠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 미국 공영방송 PBS에 출연한 오바마는 "화학무기에 관한 국제규범을 어긴 국가에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군사적 공격은 (시리아 정권에) 당장 불법행위를 그만두도록 경고하는 효과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공습이 주요 군부대 및 군사시설의 제한적 타격이 될 것이라는 예측에 부합하는 발언이다. 오바마는 그러나 정작 공습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유보적으로 답해 군사작전 단행에 변수가 있음을 시사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의회에 시리아 공격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발의안을 제출했다. 정부는 당초 이날 의회 투표로 동의 절차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지만, 의회 요구에 따라 유엔 보고서가 나온 뒤 추가로 의회 표결을 거친다는 내용을 발의안에 추가했다. 유엔 보고서는 화학무기 조사단 활동이 마무리되고 조사 내용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거쳐야 해서 내달 초에나 발표될 전망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조사단이 예정보다 이틀 앞당겨 30일 시리아에서 철수한다고 29일 밝혔다.

미국과 영국 정부가 신중한 태도로 돌아선 것을 두고 "유엔 조사단이 조사를 끝낼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고 한 반기문 사무총장의 요청이 수용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은 물론 미국 의회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군사작전을 강행하려는 데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2011년 리비아 공습 때 의회 승인 없는 전쟁 수행 기간을 90일로 제한한 법률을 무시, 의회와 갈등을 빚었다.

양국 정부가 이번 공습이 자칫 이라크전쟁의 재판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03년 당시 미국은 위성사진, 감청내용 등을 근거로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고 이라크전쟁 개전 명분으로 삼았지만, 나중에 이 같은 분석이 허위로 밝혀져 국제적 비난을 받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29일 예정된 시리아 화학무기 관련 정보 공개를 앞두고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화학무기 공격과 직접 연계됐다는 확정적 증거는 발표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기대 수준을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리 하프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군 총사령관은 직접 명령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도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법"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단독 공습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도 적지 않다. 28일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 결의를 채택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회의가 러시아, 중국의 반발로 회의 1시간 만에 휴회되자, 미국은 "유엔에서 시리아에 대한 의미 있는 행동이 진전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며 안보리 결의 여부와 무관하게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미국이 유엔에 조사단 활동시한을 이달 30일까지로 단축할 것을 요구해왔다는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도 나왔다. 조사단의 현지 체류 중에는 공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해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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