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박물관은 최근 기장군 장안사 일원에서 실시한 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시대 건물과 관련된 지진구와 조선 전ㆍ중기 건물지, 기단 등 가람구조를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지진구는 건축물 기단부를 조성할 때 땅 속의 나쁜 기운을 진압할 목적으로 넣는 진귀한 물건을 말한다.
문헌에 따르면 장안사는 신라 문무왕 13년(673년) 원효대사가 창건, 쌍계사로 불리다 애장왕 10년에 장안사로 고쳐 불렸다. 그러나 임진왜란(1592~1598) 중 모두 소실돼 1638년 건물 일부를 중건하고 1657년 대웅전(보물 제 1771호)을 중건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이번 조사는 장안사 경역 북쪽에 위치한 대나무 숲 일원에 기단, 초석 등 옛 건물지 흔적이 노출되자 사찰 정비 복원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를 위해 장안사 측에서 시굴조사를 의뢰해 실시됐다.
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 전ㆍ중기에 이르는 건물지와 기단 등이 확인됐다.
장안사가 창건된 시기의 건물 구조물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웅전 북쪽에서 통일신라시대에 건물을 세울 때 지신에게 제사를 지낸 후 항아리를 매납한 지진구가 발견된 것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대웅전 앞 평탄지에 설치한 시굴트렌치 바닥에서 통일신라시대에 지형을 평탄화하기 위해 매립한 문화층을 발견, 장안사 창건이 통일신라시대임을 명확하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장안사 북쪽과 동쪽 평탄지 일대에는 조선 초기부터 중기에 이르는 건물지와 기단이 수 차례 중복된 양상이 확인됐다.
통일신라시대 문화층 위에는 조선 초인 15세기로 추정되는 수 동의 건물지와 기단이 확인됐고, 분청사기가 출토됐다.
조선 초 건물지 위에 임진왜란 이후인 조선 중기의 건물지와 기단, 축대 등이 확인됐으며, 백자와 기와도 다수 출토됐다.
이와 함께 원래 장안사는 북쪽과 동쪽의 구릉을 깎아내 평탄한 대지를 만들었는데 그 경계는 현재 사역으로부터 서북쪽으로 30m 이상, 북쪽으로 20m, 동쪽으로 15m 정도 더 넓었음이 확인됐다.
양맹준 박물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장안사 창건이 통일신라시대임이 확인돼 부산지역에서 범어사와 더불어 가장 오래된 사찰임이 증명됐다”며 “장안사 종합정비 복원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정밀 발굴조사 실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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