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위기의 일반고'를 살리겠다며 2학기부터 성적 우수생에게 영어∙수학 심화교육을 시키는 거점학교 운영 계획을 전면 폐지했다. 의견수렴 없이 추진계획을 밝혔다가 불과 8일 만에 뒤집어 정책에 대한 불신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시교육청은 지난 20일 발표한 '일반고 점프업 추진 계획' 중 고교 교육력 제고 거점학교 운영 방침을 철회했다고 28일 밝혔다. 시교육청의 한 장학관은 "거점학교를 중심으로 고교 서열화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안팎의 우려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거점학교는 일반고의 학력저하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11개 교육지원청마다 1곳씩 지정해 인근 고교의 성적 우수 학생을 모아 토요일이나 방학 중에 영어∙수학 심화과목을 가르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장 학교 현장에서부터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아 2학기부터 운영하기에는 무리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고, 학생 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대신 교내에서 심화과목 개설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광하 시교육청 교육정책과장은 "2009년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일반고도 올해부터 영어 심화과목, 내년에는 수학 심화과목을 개설할 수 있다"며 "이를 지원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예술ㆍ체육교육을 제공하는 교육과정 거점학교 23곳 시범운영과, 직업교육 거점학교 2개교 신설은 계획대로 진행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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