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10대 그룹 총수 오찬 간담회가 '자유토론'방식으로 진행된다. 재계는 박 대통령에 대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선물'도 준비하고 있지만, 규제완화와 과잉입법금지 등 상당히 많은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당초 각 총수들에게 '3분 발언'기회를 줄 예정이었지만,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자유토론으로 발언형식을 바꿨다. 한 관계자는 "국내 최대기업 오너들에게 3분씩만 말하라는 게 너무 고압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데다 시간제한을 두면 허심탄회한 얘기를 할 수 없어 형식을 바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총수들은 개별 기업 현안보다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규제입법에 대한 의견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지배구조를 정조준하고 있는 상법개정안을 비롯해, 통상임금 범위를 넓힌 근로기준법, 과도한 소유규제로 외국인자본을 유치하기 힘든 지주회사법 등이 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총수들은 이 같은 규제입법들이 경제민주화 확립차원을 넘어 기업들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저해한다는 점을 박 대통령에게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 역시 경제활성화를 위해 재계가 투자와 고용에 좀 더 노력해줄 것을 강하게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 회동에는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 두산 등 10대 그룹 총수들이 모두 참석한다. 폐렴 증세로 일주일 입원했다가 퇴원한 이건희 삼성 회장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접 가겠다"며 참석 의사를 강하게 나타냈다는 후문이다. 총수가 유고상태인 SK와 한화는 전문경영인대표가 참석하며, GS그룹 허창수 회장과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은 각각 전경련 및 대한상의 회장자격도 겸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순방 등에서 재계총수들과 회동기회를 가졌지만, 청와대로 공식 초청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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