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이 신임 안애순 예술감독 체제의 첫 작품 '11분'을 선보인다. 주목 받는 5명의 젊은 춤꾼 김보람, 이준욱, 지경민, 최수진, 허효선씨가 파올로 코엘료의 동명 소설을 읽은 감상을 개성적인 움직임의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해 올리는 무대다. 9월 5~8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지난 7월말 임기 3년의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안 감독의 최대 화두는 '동시대성의 회복'. 그는 최근 기자와 만나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 최근 세계 공연계의 큰 흐름이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장르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작품이 주류"라며 "국립현대무용단이 한국성에 기반을 두되 시대성을 충분히 반영한 공연을 내놓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대성을 바탕으로 한 우수 레퍼토리를 늘려감으로써 자연스레 현대무용의 저변 확대도 이어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애순호' 국립현대무용단은 특히 타 장르 예술가와의 협업과 융합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설치미술가 최정화씨와 함께 작업한 '불쌍'(2009)을 비롯해 자신의 안무작에서 타 장르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즐겼던 안 감독은 국립현대무용단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공동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7일 아직 미완성인 이 작품의 시연회를 열어 연극ㆍ음악 평론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평과 자문을 구했다. 안 감독은 "여러 장르 이론가들이 담론을 나누는 가운데 현대무용의 사회적 역할을 체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워크숍과 주제별 강연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1분'은 시인이자 극작가인 김경주씨가 드라마투르기로 참여하고 음악 작곡과 연주는 재즈 밴드 K-재즈 트리오가 맡는다.
안 감독은 "현대무용은 현재형이어야 하는데 공연계가 시대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데서 관객의 외면도 비롯된 것"이라며 "국립현대무용단을 통해 계층과 지역,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현대무용의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장기 포부를 밝혔다. (02)3472-1420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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