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조직위원회(위원장 이시종 충북지사)의 준비 소홀과 운영
미숙,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관람석은 텅텅 비고 방문객의 불만이 쏟아지면서 "도민체전 만도 못한 세계대회"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대회 조직위는 26일까지 누적 입장객 수가 3만 1,284명으로 관람객 유치 목표를 초과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그러나 이는 24일 밤에 열린 개막식 입장객 1만 5,000명을 합친 수치로 드러나 조직위가 입장객 수를 부풀리려'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경기 관람객은 조직위 발표의 절반 가량인 1만 6,000명에 불과한 셈이다.
26일 돌아본 탄금호 조정대회장은 시민들의 발길이 뜸해 한산한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관람석 대부분은 행사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조직위가 모집한 서포터즈들이 채우고 있었다. 이날 한국 선수단이 패자부활전을 통과한 순간에도 일부 서포터즈들의 응원 소리만 잠시 울리고 말았다. 얼마 안되는 관중마저 상당수는 무료 입장이었다. 26일 하루 동안 입장한 7,284명 중 유료 관람객은 45%인 3,284명에 불과했다.
세계대회에 이처럼 관람객이 적은 것은 조직위가 입장권을 강매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직위는 대회를 앞두고 6만 1,700여장의 예매권을 팔아치웠는데, 대부분 충북도와 충주시를 통해 유관 기관과 단체 등에 떠맡기다시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관람하려고 산 게 아니다보니 대회장을 찾을 일이 없는 것이다.
충북도의 강권으로 예매권 수백장을 샀다는 한 직능단체 간부는 "조정 경기장에 가겠다는 사람이 없어 회원들에게 표를 나눠주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귀띔했다.
편의시설이 턱 없이 부족한 것도 시민들이 대회를 외면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이번 대회는 장애인 종목도 함께 치러지는데 장애인 전용좌석이 한 석도 확보되지 않았고, 모유 수유실도 갖춰놓지 않았다. 갓난아이를 데리고 경기장을 찾은 이승아(29ㆍ충남 공주시)씨는 "모유 수유실이 없어 당황스러웠다"며 "국제 행사장에 기본적인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조직위의 미숙한 운영과 행사 관계자들의 불친절은 연일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개막식 때 초청장을 받은 수십명의 인사들이 조직위 실수로 앉을 자리가 없어 행사에 참석도하지 못한 채 그냥 돌아가는 일이 벌어졌다. 조직위는 또 대회 집행위원장인 이종배 충주시장에게 출입카드를 전달하지 않았다. 때문에 26일 오후 경기 관계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이 시장을 자원봉사자가 제지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조직위는 대회 참가국 수를 발표하면서 경기에 참여하지 않고 국제조정연맹(FISA)총회에만 참석하는 나라까지 포함시켰다가 '과대포장'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조직위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기본적으로 자원봉사자 교육도 안됐다. 불친절하다' '이렇게 엉터리로 하는 대회 뭐 하러 가나. 입장권 예매한 거 불에 태워버렸다' '장애인 배려가 전혀 없다'는 등 비난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총 993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는 25일부터 9월 1일까지 8일 동안 열린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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