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한 잔 들어가면 영어가 술술 나온다는 사람들이 있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줄면서 실력발휘가 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외국인들은 폭음을 거의 하지 않는다. 특히 한국식 폭탄주는, 러시아인을 제외하면 아무도 반가워하지 않는다. 체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그런 음주 문화를 꺼리기 때문이다.
캐나다나 미국에도 폭탄주는 있다. 보통 위스키가 담긴 1온스(약 30cc)짜리 잔을 맥주가 든 12온스(약 360cc) 잔에 넣어 마신다. 하지만 웬만한 애주가가 아니면 마실 엄두를 내지 않는다. 위스키를 단숨에 들이키고 맥주를 곧바로 마시는 것을 boilermaker라고 한다. 독한 술기운으로 취기가 빨리 올라 ‘끓게 한다’는 뜻의 boiler가 사용된다.
북미인들이 우리처럼 ‘원샷’을 강요하거나 서둘러 마시는 일이 드물다. 그런데 현지에서 ‘one shot’은 ‘위스키 한 잔’이라는 뜻일 뿐 한번에 마시라는 뜻은 아니다. 현지 영어로 원샷은 ‘neat’ 혹은 ‘shooter’라고 말한다. 이 말이 생각나지 않으면 ‘straight shot’이라고 하면 된다. 술을 따라주면서 잔을 어디까지 채워주길 원하는지 물을 때에는 ‘Say when!’이라고 하면 된다. 대답은 ‘When’ ‘Enough’ ‘There now’등이다.
서양 격언에도 ‘Don’t mix your drinks(술은 섞어 마시지 마라)’는 게 있다. 반면 Mixed Drinks를 예찬하는 애주가들도 있다. 술과 관련된 다른 격언으로는 ‘술을 마시면 진실을 말하게 된다(There is truth in wine)’, ‘취중의 실언(Lose lips, sink ships)’ 같은 말이 있다. 라틴어로 하면 ‘인 비-노 베리타스(in vino veritas)’다. 포도주에 취하면 진실을 말하게 된다는 뜻으로, 역시 취중진담을 경계하라는 의미다.
얼음을 넣어 마시든(whisky on the rocks), straight shot으로 마시든, 술을 마실 땐 즐겁게 대화를 하며 즐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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