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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한 "마운드 떠났던 3년… 열정과 그리움만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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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한 "마운드 떠났던 3년… 열정과 그리움만 쌓였다"

입력
2013.08.2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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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 에이스' 손민한(38ㆍNC)의 품격은 여전했다. 2009년 받은 어깨 수술과 많은 나이, 그리고 긴 실전 공백을 딛고 여전히 씩씩하게 마운드에서 공을 뿌린다. 김경문 NC 감독은 "손민한의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팀에 큰 힘이 된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손민한은 26일 현재 17경기에 나가 5승2패 3홀드 3세이브와 평균자책점 2.96으로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단순한 성적뿐만 아니라 투수조 리더로써 경험이 많지 않은 후배들의 멘토를 자처한다. 경기 중 덕아웃에 '젊은 피'들이 손민한 주위로 몰려드는 장면은 흔히 볼 수 있다. 손민한은 "우리 팀은 신인 선수들이 많다"면서 "정답은 있을 수 없지만 내가 아는 것을 최대한 가르쳐줘 후배들이 잘 클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라운드 떠난 3년, 야구 열정과 그리움만 쌓여

손민한이 1군 무대에 오르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 당시 불거졌던 금전 문제로 마음 고생이 심했다. 이 때 NC 구단과 김경문 감독이 손을 내밀었다. NC의 진해 2군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던 사이 선수협과의 오해도 말끔히 풀리면서 후련한 마음으로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

손민한은 "그 동안 야구에 대한 열정과 그리움만 쌓였다"며 "야구를 다시 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다시 야구를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모든 야구인의 배려와 관심 덕분"이라며 "김경문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NC 구단에 매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4월15일 NC와 계약금 없이 5,000만원에 신고 선수로 계약한 손민한은 마침내 6월5일 SK전에 1군 무대에 올랐다. 2009년 8월27일 삼성전 이후 1,378일 만이다. 이날 5이닝 1실점 호투로 감격적인 시즌 첫 승을 올리며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첫 테이프를 상쾌하게 끊는 바람에 손민한은 1군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성공이라는 말은 빼달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수 싸움의 달인, 파워 피처가 아니다

손민한은 한국프로야구가 낳은 몇 안 되는 에이스다. 2005년엔 18승과 평균자책점 2.46으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타자와의 머리 싸움을 즐겼고, 맞혀 잡는 노하우를 알고 있었다. 때론 직구인지, 변화구인지 투구 패턴이나 구종, 습관 등이 노출됐지만 오히려 이를 역이용해 타자를 속이기까지 했다. 그 실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손민한은 "세월이 달라진 것일 뿐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운드에서 마음가짐은 똑같다"면서 "파워 피처도 아니고 옛날처럼 던질 수도 없다. 상황마다 경험에서 나온 마운드 운영, 타자 성향을 파악해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민한은 현재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기 바쁘다. NC는 신생 팀이라 야구를 해왔던 날보다 앞으로 할 날이 훨씬 많은 선수들이 가득하다. 손민한은 "생활 습관이나 운동 방법, 야구장에서 선배를 대하는 방법, 팬들 응대 방법 등 내가 아는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손민한을 보며 야구선수 꿈을 키웠다는 까마득한 후배 이민호(20)는 "선배의 말과 행동 하나 하나가 교과서 같다"고 했다.

선발 한계, 불펜 투수 자처

손민한은 오직 팀만 생각한다. 3년간 정처 없이 방황하던 자신을 향해 내민 손길에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었다. 복귀 후 선발 투수로 나가 6월 MVP까지 차지하는 등 제 몫을 충분히 했지만 불안한 팀의 허리를 외면할 수 없었다.

손민한은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 보니 선발로는 한계를 느꼈다"며 "선발로 나가는 것보다 불펜에서 던지는 것이 팀에 도움이 더 될 것 같아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손민한의 불펜 전환은 대성공이었다. 후반기부터 중간 투수로 나선 손민한은 2승3패 3홀드 3세이브와 평균자책점 2.87을 올렸다. 후반기 NC 구원 투수 성적 역시 5점대에 달하던 평균자책점이 3.08로 대폭 낮아졌다. 김경문 NC 감독은 "손민한이 불펜으로 오니 (마운드 운용)계산이 된다"고 말했다.

손민한은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는 팀에서 최대한 도움이 되고 싶을 뿐"이라며 "개인 목표보다 팀이 많은 승리를 거두고 후배들이 잘 클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올 시즌 부상 없이 잘 마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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