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발식 확장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비판을 받는 건 재벌그룹만이 아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네이버 등 대형 포털들의 중소상권 침해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부동산, 모바일 앱 개발, 온라인 장터(오픈마켓) 등 소위 인터넷 골목상권까지 파고 들어 중소업체들의 설자리까지 빼앗고 있다는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가장 큰 논란을 빚은 것은 부동산 중개 서비스다. 네이버는 2006년부터 시작한 부동산 정보 서비스에서 부동산114, 부동산1번지 등 중소업체들을 배제하고, 2009년 아예 직접 매물정보를 올리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밀려난 업체들은 대부분 사업을 접거나 매각됐고, 네이버는 사실상 부동산 광고시장을 독점했다.
이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네이버는 '상생'방안의 일환으로 이달 초 직접 서비스를 포기하고 부동산 정보 전문회사들의 매물 정보를 받아 운영하기로 했다. 2009년 이전 방식으로 되돌아 간 것이다.
그러나 개인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네이버의 조치가 골목상권을 살리는 일과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산하 네이버 대책위원회는 "어차피 개인 중개업자가 네이버에 자주 노출되려면 광고비를 많이 내야 한다"며 "네이버가 해야 할 일은 직접 서비스냐 부동산정보 회사냐가 아니라 비싼 광고료부터 내려서 실질적 상생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벤처업체들과 비슷한 서비스를 하거나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논란도 끊이질 않는다. 네이버가 지난 4월 내놓은 패션 관련 모바일 앱 '워너비'가 국내 한 벤처업체의 앱 '스타일쉐어'와 기능과 개념이 유사해 논란이 일었다. 2011년에 나온 스타일쉐어는 패션 관련 사진을 올려 소통하는 사회관계형서비스(SNS). 당시 이 서비스는 30만 이용자를 확보해 성공한 서비스로 꼽혔다.
네이버 모바일 앱에 들어있는 알람 서비스'굿모닝'도 대학생 벤처인 말랑스튜디오가 만든 '알람몬'앱과 유사해 아이디어 도용시비가 일었다. '네이버 메모'도 마찬가지인데, 벤처업체 위자드웍스의 모바일 메모장 '솜노트'앱이 인기를 얻자 네이버는 '네이버 메모'에 비슷한 기능을 추가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계속된 시비에 네이버는 최근 벤처기업 상생협의체를 구성하고 이미 세 차례 회의까지 열었다. 하지만 여전히 상생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여론의 부담에 밀려 상생에 나섰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대형 포털이 자사 서비스를 검색 결과에 우선 노출하는 등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행위는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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