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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3자 회동, 대통령 해외순방 이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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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3자 회동, 대통령 해외순방 이후에"

입력
2013.08.2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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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은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을 9월초 대통령 해외 순방 이후에나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경색 정국의 해법으로 추진되던 3자 회동이 연기될 경우 여야 대치는 장기화할 수밖에 없어 9월 정기국회 파행과 민생법안 처리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3자 회동은)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다녀온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국 정상화 차원에서 회동 준비를 해 왔지만 민주당에서 3ㆍ15 부정선거를 언급하며 찬물을 끼얹은 것 아니냐"면서 "청와대인들 상대하고 싶은 생각이 들겠느냐"고 반문했다.

청와대도 다음달 4일 박 대통령의 출국 이전 3자 회동은 어렵다는 쪽의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이 여전히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3ㆍ15 부정선거나 거론하고 있어 현재로선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권은 민주당과 주고 받을 게 없는 상황에서 3자 회동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이 여전히 대통령 사과와 국정원장 해임 등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를 하는데다 최근에는 3ㆍ15 부정선거 언급으로 박 대통령의 절충 여지를 차단했다는 것이다.

민주당도 3자 회동에 대한 기대를 접는 분위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국정원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의 입장정리가 끝나지 않은 게 걸림돌"이라며 "원내외 병행투쟁에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자 회동 준비를 위한 여야의 물밑 접촉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치권 기류로 볼 때 경색 정국의 장기화는 불가피하다. 당장 새누리당이 결산처리를 위한 8월 임시국회를 26일 단독 개최할 방침을 세우고 민주당이 이에 반발하는 등 정기국회 정상 출범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민주당은 "정기국회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정 연설이나 상임위 활동 등의 일정 협의부터 진통이 예상된다.

여야 대치로 정기국회까지 파행되면 민생법안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최근 '중산층 증세'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세제 개편안이나 전기요금 개편안 처리 지연은 물론이고 정부 여당이 신속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외국인투자촉진법과 부동산관련법 등 14개 경제활성화 또는 민생법안도 발목이 잡히게 된다.

민생 피해로 번지는 정국 불안은 국정 최고 책임자인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런 부담 때문에 박 대통령이 여야 대치정국을 전격 해소할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없진 않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의혹에 대해 포괄적인 유감 표명을 하고 여야가 국정원 개혁 문제를 국회에서 논의하는 방향의 해법이 거론되고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3자 회동을 순방 이후로 미룬다면 정기국회에 부담일뿐 아니라 순방의 성과도 빛이 바랜다"며 "절충점을 찾아 청와대가 먼저 3자 회동을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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