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MSF)와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시리아 화학무기 희생자가 300명선이라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21일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 이후 제3의 중립적 기관이 사망자를 발표한 것은 처음으로 현지 활동가(130여명)나 반군(1,300여명) 측의 주장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MSF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병원 세 곳에서 사건 당일 세 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신경독 증상으로 치료받은 환자가 약 3,600명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355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이들 환자는 경련, 동공 확대,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바르트 얀센스 MSF 운영국장은 "짧은 시간에 환자들이 대량 이송된 점과 그들이 보인 증상 등으로 볼 때 신경독성 물질에 노출된 것으로 강하게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MSF는 안전상의 이유로 이들 병원에 의사 등 소속 직원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지난해부터 약품과 의료장비 등을 지원하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에 기반을 둔 SOHR은 모두 322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날 밝혔다. SOHR은 어린이 54명, 부녀자 82명, 반군 수십명, 신원 불상자 16명 등이 사망자에 포함돼 있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라미 압델 라흐만 SOHR 소장은 "이들이 사망자 전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화학무기의 직접적 영향으로 죽은 사람은 300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화학무기 공격 사실을 부인하는 시리아 정부가 유엔이 급파한 조사단의 현장 방문을 불허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공식적인 화학무기 희생자 집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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