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항 등 해외 관문이 없는 울산에 최근 면세점이 처음 생겼다. 관세청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지난해 시ㆍ도별 면세사업자로 선정한 전국 11개 업체 가운데 '울산진산면세점'이 최초로 테이프를 끊었다. 면세점 진출을 선언한 다른 업체들이 높은 투자부담 등으로 사업권을 반납하거나 개장을 늦추는 상황에서 곁눈질 않고 시동을 건 강석구(53) 울산진산면세점 회장을 만나 그 자신감의 배경을 들어봤다.
-면세점을 내게 된 배경은
"모회사인 진산선무㈜가 올해로 24년째 울산항에 입항하는 외항선박을 상대로 면세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런 인연에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지난해 시내면세점 사업 공모에 응모, 사업승인을 받았습니다. 사업영역 확장과 다각화 차원입니다."
-설립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울산에 국제선 공항이나 여객부두가 없는데다 외국인 관광객도 미미한 실정이라 주위의 부정적 시선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통계자료를 근거로 수익성을 분석해본 결과 장기적으로 희망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준비과정은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해외 유명브랜드 유치가 쉽지 않아 수 차례 브랜드를 직접 방문했고, 관세청과 울산시에 지원을 요청했는가 하면 대-중소기업 상생 차원에서 롯데면세점 본사와 협의해 고급브랜드 유치와 마케팅 및 교육 등 다양한 협조를 통해 전국에서 가장 먼저 개점하게 됐습니다."
-진산면세점의 특장이 있다면
"도심에 유치한 울산 유일의 면세점으로 접근성이라는 시민편의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 겁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4만2,000여명의 울산시민이 해외를 다녀왔습니다. 매년 많은 출국자가 출국 전 면세쇼핑을 위해 부산까지 가야 했는데 울산에 면세점이 생겨 부산까지 가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가까운 시내에서 가족이 함께 방문해 제품을 직접 체험한 후 구매할 수 있어 쇼핑이 즐겁고 편리해졌다는 게 주위의 의견입니다. 특히 가격 부문에서는 현장 판매원의 재량을 존중해 줄 생각입니다."
-어떤 특화 마케팅을 할건가
"매년 결혼하는 7,000여 쌍의 신혼부부를 주 타깃으로 삼아 브랜드 구성부터 신경을 썼습니다. 화장품, 해외명품, 핸드백, 시계, 양주, 홍삼 등 결혼 전 예물과 선물까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것은 물론 가을 웨딩시즌에 대비해 신혼부부 패키지도 준비 중입니다."
-올해 목표와 장기 전망은
"울산은 물론 인근 경주시민도 꼭 한번 방문하고 싶어하는 명소로 만드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 이로 인해 울산과 경주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 일조하고 하나의 관광인프라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과거 기계산업의 메카 독일이 컨벤션과 관광도시로 탈바꿈했듯 울산도 울산대교, 고래축제, 장미축제 등 자원을 이용해 관광도시로 진화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개장 후 고객 반응과 앞으로의 각오는
"매장 규모에 다소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이제 개점 초기입니다. 1단계로 400평 규모로 출발했지만 4~5년 후 2단계로 600~700평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물론 초기 3~4년간 리스크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고급브랜드 유치와 고품질 서비스로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강석구 회장은 누구
울산 학성고와 목포해양대를 졸업하고 1990년 선박기자재 공급업체 진산선무㈜를 창업,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상당기간 지역 정계에 관심을 돌려 2, 3대 울산시의원과 북구청장까지 지냈다. 늦깎이 학구열로 만 50세 때 울산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현재 미래울산포럼 공동대표, (사)울산중소기업협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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