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동력은 친박(親朴)그룹에서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ㆍ정ㆍ청에 골고루 포진한 친박 인사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드라이브를 사실상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박 가운데서도 원조ㆍ핵심 인사들이 당ㆍ정ㆍ청의 요직을 맡아 정권의 초기 안정화 작업을 선도하고 있다.
친박의 수맥은 여의도 정가와 맞닿아 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캠프의 주요 직책을 맡은 인사들 가운데서도 정치인이 가장 많았다. 역사적으로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아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상대로 선전을 치렀던 2004년 4월 17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 대통령은 121석을 거두며 일약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했고 17대 국회에 진출한 인사들이 현재 새누리당을 이끌고 있는 핵심세력이다. 새누리당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과 서상기 서병수 안홍준 이한구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 등이 그들이다.
물론 17대 총선 당시만 해도 친박은 세력의 실체가 없었다. 친박이 계파로 정치 전면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7년 17대 대선 이후다. 권영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 대통령을 도왔던 인사들이 18대 총선에서 대거 공천 탈락하면서 친이(친 이명박)계의 대립개념으로 친박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윤상현 원내수석 부대표 등 여당의 핵심 실세들이 이런 원조 친박에 포함된다. 최 원내대표는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 박 대통령을 본격 지원하면서 친박 핵심으로 자리잡은 경우다. 친박중에서도 실세로 불리는 최 원내대표에게 힘이 쏠리면서 황우여 대표는 관리형 대표로 입지가 축소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원내 현안 실무를 총괄하는 윤 부대표도 17대 대선후보 경선 때 박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한 인연으로 원조ㆍ핵심 친박으로 분류된다.
청와대는 이달 초 김기춘 비서실장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친박의 장악력이 더욱 강화됐다. 김 실장은 박 대통령의 선친인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원조 중의 원조 친박 인사로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 그룹인 '7인회' 멤버이기도 하다. 여권에서는 김 실장을 사실상 '정권의 2인자'로 평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홍보수석도 원조 친박으로서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정치적으로 경호하고 있다. 김기춘 실장이 '왕실장'이면 이 수석은 '왕수석'이라는 평가가 많다.
정부 사이드에는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과 유정복 안전행정부장관이 친박 핵심인사로 중심축 역할을 맡고 있다. 진 장관과 유 장관 모두 한나라당 대표 시절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측근으로 각기 내년 지방선거의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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