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집행정지 기간 중 '함바'(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따 주겠다며 또다시 사기 행각 등을 벌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함바 브로커 유상봉(67)씨가 잠적 한 달여 만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2일 오후 인천 구월동에서 혼자 거리를 걷고 있던 유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그간의 행적과 도주 경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2010년 11월 구속돼 1년6월형을 받고 올해 3월 만기 출소할 때까지 갑상샘 수술 등 건강상 이유로 세 차례 구속 집행정지와 병 보석 허가를 받았다. 특히 세 번째 구속 집행정지 기간이던 지난해 4, 5월에는 식당 운영자 박모(52)씨에게 '함바 운영권을 주겠다'고 속여 수억원을 받아 챙기고 이 돈의 일부를 함바 운영권 수주 명목으로 청와대 직원 박모(46)씨와 지자체 간부, 건설사 임원 등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6월 유씨를 체포해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범죄 사실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기각해 풀어줬다. 이후 경찰은 보강수사를 벌여 지난달 23일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이를 받아들여 영장 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유씨는 지난달 25, 26일로 예정됐던 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유씨가 도주했다고 보고 지난 5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씨가 1년6월형을 받았던 1차 함바 비리에는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과 장수만 전 조달청장, 강희락 전 경찰청장, 김병철 전 경북경철청장 등 고위공무원과 전·현직 경찰 간부가 대거 연루돼 파장을 낳았다. 경찰은 유씨를 상대로 보강수사를 한 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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