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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과 경쟁하던 태자당 총아… 부인의 '영국 사업가 살해' 드러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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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과 경쟁하던 태자당 총아… 부인의 '영국 사업가 살해' 드러나 몰락

입력
2013.08.2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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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서기는 반성해야 한다."

지난해 3월 14일 당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국무원 총리는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이는 공산당과 사회주의 홍색 문화를 예찬하고 범죄와 폭력을 엄단하는 창홍타흑(昌紅打黑) 정책으로 승승장구하며 중국 제5세대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던 보 전 서기를 향한 조종(弔鐘)이었다. 다음날 그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에 의해 충칭시 서기직을 박탈당했다.

위기는 한달 전에 터졌다. 지난해 2월 6일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충칭에서 330㎞나 떨어진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의 미국 총영사관을 찾아 망명을 시도한 것이다. 이 사건은 미국과 중국의 긴장을 불렀고 결국 왕 전 국장은 다시 영사관을 나왔다. 중앙정부 조사 결과 왕 전 국장이 보 전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2011년 11월 사업 문제로 갈등을 겪던 영국인 닐 헤이우드를 독살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왕 전 국장이 이를 보 전 서기에게 보고하자 보 전 서기가 그를 해임한 과정이 밝혀졌다. 왕 전 국장은 보 전 서기 부부가 자신을 그냥 두지 않을 것으로 보고 탈출을 시도했던 것이다.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자 중국공산당 지도부에서는 보 전 서기의 처리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이어졌다. 지난해는 후진타오(胡錦濤) 10년을 마무리하며 새 지도부를 뽑기 위해 각 정파가 치열한 다툼을 벌이던 때다. 보 전 서기의 낙마에 따른 각 정파의 손익계산서는 다를 수 밖에 없었다. 논의 끝에 지난해 4월 보 전 서기의 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중앙위원 자격이 정지됐고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조사가 시작됐다. 9월에는 당적마저 박탈된 상태에서 사법기관의 조사가 결정됐다. 이후 조사에 착수한 검찰은 올해 7월 보 전 서기를 뇌물 수수, 공금 횡령, 직권 남용 혐의로 기소했다. 구카이라이는 앞서 지난해 8월 살인 혐의에 대한 사형유예 선고를 받았고 왕 전 국장도 한달 뒤 모반 및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받았다.

같은 태자당(太子黨ㆍ혁명 원로와 고위층 후손) 소속이었던 시진핑(習近平)이 주석이 된 지금 보 전 서기는 피고인석에 앉아 판결을 기다려야 할 판이다.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보 전 서기의 뇌물 수수액이 5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점에서 그가 극형은 면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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