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약이라도 약국마다 가격이 최대 60%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소비자문제연구소인 컨슈머리서치가 서울지역 약국을 대상으로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전문의약품인 로아큐탄(여드름치료) 제니칼(비만치료) 2종, 일반의약품인 우루사 써큐란 아로나민골드 이가탄 4종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의 D약국에서 4만8,000원에 판매되는 로아큐탄(60캡슐)은 종로구 B약국에서 3만원에 팔려 D약국이 1만8,000원(60%)이나 비싼 값을 받고 있다. 제니칼(84캡슐)의 경우 서울 잠실본동 B약국에서 11만5,000원인 반면 면목동 H약국에서는 40% 이상 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일반의약품의 가격 차이는 전문의약품보다는 적었다. 신사동 M약국의 우루사 가격은 3만4,000원이지만, 영등포 W약국은 이보다 29%(1만원) 싼 2만4,000원에 팔고 있다. 청담동 S약국에서 써큐란(120캡슐)은 2만3,000원에, 증산동 B약국에서는 30%(7,000원) 싼 1만6,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그나마 아로나민골드와 이가탄이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가 5,000원에 그쳐 가격차가 적은 편이었다.
이처럼 약국마다 ‘널뛰기 약값’을 받는 것은 1999년부터 시행된 의약품 판매자 가격 표시제 때문이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사는 전문의약품은 가격이 정해져 있지만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일부 비급여 의약품이나 일반의약품의 가격은 약국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가격 경쟁을 유도해 판매가를 낮추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오히려 약국이 폭리를 취하는 수단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컨슈머리서치가 운영하는 소비자고발센터에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8건의 약값 불만이 접수됐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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