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법원이 21일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석방을 공식 명령했다. 무바라크는 이르면 22일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카이로 항소법원은 이날 무바라크가 수감된 수도 카이로의 토라교도소에서 무바라크 재심 관련 마지막 심리를 열고 그의 석방을 결정했다. 무바라크는 이 자리에서 집권 시절 국영 언론사 간부로부터 받은 선물 등 60만달러 상당을 정부에 갚은 사실을 입증해 부패혐의 중 하나를 무혐의로 확정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라크의 변호인 파리드 엘디브는 "법원이 무바라크의 석방을 결정한 만큼 22일 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석방은 7월 3일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한 뒤 정국 혼란이 극심한 상황에서 결정돼 이집트 혼란 정국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30년 철권통치 독재자의 석방을 반대하는 시위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48시간 이내 법원 결정에 항소할 수 있는 검찰은 항소 포기 입장을 밝혔다.
앞서 법원은 무바라크의 석방을 여러 차례 명령했지만 검찰은 다른 부정부패 혐의를 적용해 그의 구금 상태를 지속시켰다. 그러나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무바라크를 더 이상 구금할 수 있는 이유가 사라졌다.
무바라크의 석방이 그의 모든 혐의에 대한 무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21일 무바라크가 2011년 시민혁명 기간 시위대 사망에 연루됐다는 일부 혐의를 받고 있어 25일 관련 재판이 열려 불구속상태로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또 무바라크가 석방되면 개인 별장이 있는 시나이반도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로 떠날 가능성도 보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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