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서 반군과 교전 중 독성가스 등 불법 화학무기를 사용해 최소 수십 명이 사망했다고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21일 주장했다. SOHR은 정부군이 다마스쿠스 동부 구타 지역에 위치한 자말카와 조바르 등 지역에서 반군에게 수 차례 로켓을 발사하면서 독성가스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미국 CNN 방송은 다마스쿠스 동부지역 야전병원에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한 의사의 말을 인용해 “정부군의 로켓공격을 받은 부상자들이 의식불명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식불명과 호흡곤란은 독성가스 중독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SOHR는 독성가스 피해자가 최소 200명이 넘는 가운데 40명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어린이와 여성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SOHR은 밝혔다. 이에 더해 시리아 반군모임인 반군지역조정위원회는 독성가스로만 650명이 넘게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SOHR는 현재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사용을 조사하는 유엔 조사팀이 나서서 구타 지역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서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유엔 화학무기 조사팀은 19일 시리아에 입국해 2주 일정의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군은 독성가스를 포함한 불법 화학무기 사용을 부인하고 있다. 시리아 국영 사나 통신은 “현재 진행 중인 유엔 화학무기 조사팀의 조사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반군들이 거짓 정보를 흘리고 있다”며 SOHR가 주장하는 독성가스 사용 의혹을 부인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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