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하는 'KBS 파노라마'는 차별과 소외로 힘들어 하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주위의 관심과 애정으로 희망을 찾는 모습을 그린다.
베트남 출신 레티 홍화는 15년 전 한국에 산업연수생으로 왔다가 한국 남자를 만나 결혼했지만 수천만원에 이르는 빚만 떠안고 혼자가 됐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되는 빚 독촉과 협박에 레티 홍화는 결국 파산신청을 하고 빈털터리가 됐다. 그러나 그를 힘들게 한 건 경제적인 어려움보다 두 아들을 괴롭히는 차별이었다.
경민이는 초등학생 때만 해도 의사가 꿈인 활달한 아이였다. 어느 날 반 아이들이 '베트남으로 돌아가라'며 괴롭히자 아이는 큰 충격에 빠졌다. 엄마가 걱정할까 봐 내색하지 않고 꾹 참던 경민이는 괴롭힘이 계속되자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결국 성적은 바닥까지 떨어지고 문제 학생으로 낙인 찍혔다. 다행히 과학 선생님이 가해학생을 불러 상담하면서 집단 괴롭힘은 잠잠해졌고, 선생님의 관심 덕에 경민이에게도 놀라운 변화가 시작됐다.
지난 1월 강원도에서 다문화 아이들을 위한 캠프가 열렸다. 스웨덴에서 활동 중인 배우, 작곡가, 가수들이 특별 강사로 초빙됐다. 아이들은 언어의 장벽 속에서도 열심히 배우며 재능을 뽐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 앞에 서는 걸 두려워했던 경민이는 연극반에 참가해 주인공 역할을 해냈다. 아이는 난생 처음 받아보는 칭찬 세례에 환하게 웃었다.
신생아 20명 중 1명이 다문화가정이라고 한다. 어머니를 따라 한국에 온 중도 입국 청소년도 급격히 늘고 있다. 차별과 소외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다문화 아이들에게 시급한 것은 삶의 희망을 되찾아주는 것이다. 제작진은 사회적 분위기를 따라가는 정책보다 실제 도움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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